불타버린 소박한 꿈

2008.01.09 23:34:06

유가족 현장답사 망연자실

“한국에 와서 내 가족은 다 죽고,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나.”

“남편도, 아들도, 모두 불에 타 사라진 게 믿기지 않습니다”

9일 오전 12시쯤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코리아2000 화재 현장을 찾은 40여명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화마에 주저않은 냉동 창고를 바라보며 오열했다. 일부 유족들은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광경을 보고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쓰러지기도 했다. 또 일부 유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숨진 가족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기도 했다.

졸지에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강순녀(59) 씨는 “내 아들아, 어디 갔느냐. 엄마가 여기 왔는데 어디 있느냐”고 울부짖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쌍둥이 자식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숨진 최용춘(36) 씨의 누나 최옥희(48) 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쌍둥이 자식을 위해 지방출장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용춘이가 이제 볼 수 없는 하늘나라로 가 너무 불쌍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15분부터 화재 현장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희생자 추모식은 일부 유가족이 코리아2000 대표와 이천시장의 참석을 요구하면서 제상을 뒤엎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김서연 기자 k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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