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이유없이 친구폭행·땅속에 묻기

2008.05.06 21:59:44 8면

10대 청소년들이 며칠동안 친구에서 이유없이 폭행을 가하고 전신을 땅에 파묻고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파주경찰서는 6일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A(15) 군과 B(15) 군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A 군 등은 지난 달 27일 친구 C(15) 군을 파주시 야산의 폐가로 불러내 권투 방어 자세를 취하게 한 뒤 격투기를 연습하듯 교대로 얼굴, 가슴 등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30일까지 4일 동안 집단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산에 성인 1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의 구덩이를 파고 C 군이 겁먹은 모습을 보고 싶다며 얼굴을 뺀 나머지 신체 부분을 땅속에 묻은 뒤 흉기로 위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 군 등은 1년여 전부터 알고 지내던 C 군이 ‘성격이 온순하고 만만하다’는 이유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며, 경찰에서 “그저 겁먹은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태연하게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A 군 등은 C 군으로부터 금품을 빼앗는 등 통상적인 청소년 범죄 행각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 군 등은 30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죽이겠다”고 C 군을 위협한 뒤 함께 근처 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 갔다 C 군으로부터 “3일간 맞고 있다. 살려달라”는 쪽지를 건네 받은 슈퍼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A 군 등이 순순히 범행을 인정하면서 ‘아무 이유없이 폭행했고 소년원에 가서 별을 달고 나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며 “어른들의 묻지마 범행을 따라해 보려는 영웅심리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상돈 기자 psd@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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