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하우스 ‘해우재’ 관리소홀 눈총

2010.06.30 22:17:13 6면

기증 받은지 1년도 채 안됐는데… 정원에 잡초만 무성
수원시 테마공원조성 등 계획뿐 관리는 뒷전
관리인 업무 출입제재 그쳐 건물 유지 어려워

수원시가 세계화장실협회장을 역임한 ‘미스터 토일릿(Mr. Toilet)’ 고(故)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기증한 변기 모양의 사택 ‘해우재’를 관리 소홀로 방치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심 전 시장의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안구 이목동 186의3 토지(면적 1천994㎡)와 건물(연면적 418㎡)로 구성된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했다.

해우재는 재산가액이 토지 11억8천여만원, 건물 12억4천여만원 등 모두 24억2천여만원에 이른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해우재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변기 모양의 구조에 3개의 화장실이 주거공간의 중심에 자리잡은 ‘화장실 박물관’이다.

그러나 이 건물을 기증받은 수원시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현재 건물 정원은 잡초가 무성히 자라는 등 점차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실제 건물 정원 곳곳은 뽑지 못한 잡초들이 무성히 자라면서 잔디와 엉켜있었고, 담장에는 수북히 자라난 넝쿨들로 인해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특히 올 초 건물 외벽의 페인트칠이 벗겨지면서 한 차례 보수 공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가 건물을 기증 받고도 화장실 전시관과 테마 공원 조성 등의 계획만 세웠을 뿐 실질적인 건물 관리는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는 시 전역의 화장실관리를 대행하는 시장애인협회의 협조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1명의 관리인을 두고 있었지만 업무는 고작 외부인 출입을 제재하는 데 그치면서 사실상 건물 유지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에 회사를 다니는 박모(42)씨는 “고인이 좋은 뜻으로 수 십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을 기부했는데 너무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조만간 건물 정원에 자라고 있는 잡초 등 전반적인 정비 작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 전 시장은 월드컵축구 유치 운동을 벌이던 1996년 화장실 문화 개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를 창설하고 2007년에는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는 등 열성적인 화장실문화 운동을 벌이다 지난해 1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서연 기자 k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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