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혁신교육 조명>
2. 혁신학교 도입과 성공
▲ 공교육 정상화 가능성
전국에서 제일 먼저 혁신학교를 도입한 경기도교육청으로 교육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009년부터 공교육 정상화 방안으로 추진한 혁신학교 사업이 순탄대로를 달리며 학생, 학부모, 교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교육적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교사의 능동성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를 이루고 학생들의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새로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학교들이 입시를 목적으로 획일화된 교육과정을 시행해온 경향에 반해 혁신학교는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학습자 중심의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맞춤식 교육이 이뤄진다.
이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학교의 역할과 가치를 재정립해 교육계의 관심을 모았다.
경기도교육청은 2009년 7월 공모와 심사를 거쳐 성남 보평초, 양평 조현초, 이천 부발중 등 도내 13개 초·중학교를 혁신학교로 선정했고, 9월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당초 목표는 20개교를 운영하는 것이었지만, 보수성향의 교육위원과 도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관련 예산 전액(28억2천만원)이 삭감되고 일부 교장들의 무관심과 우려 등으로 공모 신청이 저조해 도교육청은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혁신학교는 한해 1억5천만원의 지원을 받아 교육사업에 투자할 수 있지만, 13개교는 처음에 예산 지원도 없이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으로 학교 개혁에 나섰다.
이어 혁신학교 사업이 본격화되자 학생, 학부모들은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며 뜨겁게 호응하기 시작했다.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학생 중심으로 수업방식을 변화시킨 혁신학교에 대한 입소문은 빠르게 전파됐다.
경기 혁신학교의 성과에 이어 서울, 전북, 강원 등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취임한 5개 시·도교육청은 올해 들어 모두 80여개의 혁신학교를 도입하며 공교육 혁신의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 학생, 학부모를 감동시키는 교육활동
경기 혁신학교는 그동안 학생,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공교육의 의미를 하나씩 되살려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혁신학교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집값이 올랐다는 설왕설래가 전해졌고, 일부 혁신학교는 전학생이 몰려 교실을 증축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2009년 9월 13개교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당시 1.69대 1의 지원율을 보였지만, 매년 지원학교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졌고 올 3월 시작한 혁신학교는 23개교 선정에 200개교가 몰려 8.69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재 도내 혁신학교는 71개 초·중·고교로 늘었고, 도교육청은 순차적으로 확대해 오는 2013년까지 200개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학생, 학부모, 교사의 혁신학교 만족도는 초교 69.8%, 중학교 49%에서 2010년 각각 85.78%, 67.94%로 상승했다.
혁신학교가 도내에서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다양한 교육과정과 학생 중심의 수업방식, 자율적인 학교문화 등으로 분석된다.
실제 성남 보평초의 경우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정해 학습하는 ‘학습자 중심의 맞춤교육과정’을 도입해 관심을 모았고, 군포 한얼초는 문화·예술·체육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상시평가제 운영으로 호응을 얻는 등 여러 혁신학교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한얼초에서 만난 김수민(5학년·여) 학생은 “작년부터 혁신학교로 바뀌어 블록수업(2교시씩 묶음)이 진행돼 수업이 더 재밌어졌다”며 “상시평가로 시험에 대한 부담도 줄고, 일주일에 이틀씩 아침산책을 하는 것은 행복한 학교생활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 ‘혁신학교’ 전체 학교로 확대 과정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2013년까지 혁신학교를 200개교로 늘리고 도내 전체 학교로 혁신학교 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학교에서 나타난 우수교육 사례와 모범적인 운영방식, 성공적인 학교문화 개선 사업을 전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도입해 새롭게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한 사업으로 4개 권역별 혁신학교 벨트 조성과 초·중·고교별 거점(혁신)학교 마련, 혁신교육지구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권은 보평초·보평중·흥덕고가 거점학교로 운영되고, 동북권 조현초·호평중·진접고, 서남권 한얼초·장곡중·광덕고, 서북권은 서정초·소하중이 거점학교 역할을 담당한다.
거점학교는 주변 혁신학교 교원들과 수업 개선, 교사역량 강화 등을 위한 연수, 워크숍, 교과연구를 진행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한다.
이 같은 활동이 알려지며 일반학교에서도 혁신학교의 우수사례를 도입하고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도교육청은 혁신교육의 일환으로 ‘창의지성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올 2학기부터 부분적으로 혁신학교에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어 또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광호 함께여는교육연구소장은 “혁신학교는 공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많은 학교에서 호응하고 함께하려 한다”며 “경기혁신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학교구성원들이 새로운 교육에 대한 의지를 모아내고 기존의 교육마인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