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기부’ 이야기] ⑫ 윤종준씨

2011.06.26 17:57:24 9면

외로운 마음 보듬는 든든한 말벗
광주 도척면 유정리 ‘안나의 집’서 지역 역사·설화 강의
어르신 대상 이야기 형태 진행… 꾸준한 봉사활동 이어가

 

“어르신들에게 지역의 역사와 설화 등을 전해 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오히려 제에게는 영광입니다”

경기문화재단 능력기부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지역 역사와 설화를 가르치는 윤종준 씨는 광주시 도척면 유정리에 위치한 작은 안나의 집에서 2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능력기부 활동을 펼쳤다.

윤 씨는 특히 경기도 광주에 내려오는 설화에 대해 들려줬다.

고려왕조를 무너뜨린 이성계를 피해 일곱 명의 한림학사들이 숨어살던 산을 그들이 지칭한대로 칠사산이라고 불렸다는 ‘칠학사 숨어살던 칠사’와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밖 언덕에 진을 치고 있을때 싸움에서 져 아녀자들이 오랑캐 놈들에게 붙잡혀서 더러운 굴욕을 당하느니 스스로 죽는 것이 낫다는 마음에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 황진이가 여승이 돼 고행의 길을 가는 중 양반들에게 한 말을 듣고 같이 있던 기생이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면서 이후부터 송암정에는 달 밝고 고요한 밤이면 남녀들의 노래 소리와 여인의 통곡소리가 들려온 ‘송암정의 통곡소리’ 등을 알려주고 어르신들의 말 벗이 돼 주었다.

현재도 윤 씨는 능력기부 사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안나의 집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좋은 벗이 되고 있다.

윤 씨는 “광주의 설화를 비롯해 남한산성, 역사, 전설 등 어르신들이 재미있게 듣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알려줬다”면서 “실제로는 강의라기 보다는 워낙 연세드신 분들이고 건강이 안좋은 분들이라서 40∼45분 정도, 노인들께 이야기를 해 드리는 형태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롭고 사람이 그리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어르신들이 좋아하신 이유”라고 덧붙였다.

안나의 집 관계자는 “기존에는 다른 지방에서 오신 선생님들이 있었는데 지역적으로 거리가 멀어 지속적으로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알려주는 기회가 없었다”면서 “노인분들도 많이 호응해 주셨고 너무 좋아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gjlee@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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