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내 운명… 새 창조공간을 달리다

2011.06.26 18:30:14 15면

어린시절 미군부대서 본 기마대 위용 ‘충격’
기하학 기법 도입 독특한 질감·구도 유명세

■ ‘말 화가’ 장동문 전시회

“완벽한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가진 말(馬)은 나만의 조형언어로 새로운 창조 공간을 열어줍니다.”

서울경마공원 갤러리 마당 초대 작가 전시회 마지막 날인 26일 만난 서양화가 장동문(59)은 말을 예술로 승화시킨 대표적 작가 중 한사람이다.

‘말, 생성과 진화’란 제목으로 출품한 작품들을 가만히 감상하다보면 자연 속 역동적인 모습과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말과 교차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인 기하학적 기법을 도입한 때문이다.

그가 말 그림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으로 당시 말을 그리는 화가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애당초 미술학도 길을 걷은 것은 아니고 붓을 손에 들기까지의 세월은 길었다.

어렸을 때 코주부 삼국지 만화를 따라 그리며 화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지만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형편상 불가능해 전자공학과를 나와 고등학교 교사로 3년간 일했다.

“어느 날 교직 후배의 집을 갔는데 취미로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어 놓았더군요.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위한 삶은 무엇이었나는 생각이 들었지요.”

대책 없이 학교를 그만둔 그는 집 근처 조그만 창고를 빌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미군 부대에서 본 기마대의 위용과 신비감이 마치 환상인 듯 나를 늘 쫒아 다녔습니다.” 말을 소재로 붙든 것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 길로 화폭을 빌려 말에 생명을 불어넣고 독특한 질감과 구도로 말의 행태를 색다르게 다가선 작업을 거듭한 결과 ‘말 그리는 작가’로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말을 정면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자세 등은 얼핏 피카소를 연상시킨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전 공모전, 일본 청추회 등에서 입선·특선을 10번이나 한 장 화백은 지금은 국내외 유명 아트페어와 개인전시회를 열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이름도 쾌 알려졌다.

끝으로 장 화백은 “말과 인류의 인연을 참으로 길다”며 “말과 함께 해온 세월은 행복했기에 앞으로도 말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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