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여성 조무원(시설물 관리를 맡는 기능직 공무원)들이 학교 현장에서 폭언과 음담패설, 부당업무 등으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교육청지부는 지난 4~6일 도내 여성 조무원 28명을 대상으로 근무실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20명(71.4%)이 성차별이나 성적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21명(75.0%)은 부당한 업무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성차별과 성적 불쾌감에 관한 사례로는 학교장이 ‘여성이 우리 학교로 발령나 불쾌하다’, ‘다른 일을 알아보라’는 등의 폭언을 하고, 남자동료가 인수인계를 이유로 민감한 부위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신 중인 한 여성 조무원은 등사하고 있는데 옆에서 남성 교사가 흡연하는 일을 겪었고, 또 다른 여성 조무원은 남성동료들이 야한 농담을 일삼아 불쾌함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학교 측이 남성 숙직실에 사물함을 마련해줘 이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보관해야 했기 때문에 불쾌했으며, 샤워시설이 숙직실에만 있어 학생 화장실에서 씻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부당업무와 관련해서는 추석 때 학교의 각 어머니회장들의 선물 배달 일을 여성 조무원에게 시키고, 초등학교 신입생 집 우편함에 안내문을 꽂아두게 하는 등 각종 잡무를 강요받고 있었다.
아울러 여성 조무원들은 교내외 쓰레기 줍기, 낙엽 치우기, 변기 뚫기, 껌 떼기, 학교장의 사적인 심부름(은행업무, 우편업무 등), 잡초 제거, 교과서 나르기, 제설작업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학교에서 부당하게 시켰다고 응답했다.
근무지의 탈의실 여부에 대해서는 21명이 없다고 답했고, 업무량에 대해서는 20명이 과다하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조무원의 다수가 스트레스 및 과중업무로 인한 위염, 허리통증, 발목 부상, 파상풍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노 경기교육청지부는 앞서 지난 15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실태를 폭로한 후 “지난 4월부터 도교육청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거부했다”며 “여성 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근무실태조사와 대안 모색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