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호학과 교육여건 악화
2. 간호사들의 이직·휴직률 심화
3. 근무 여건 개선 시급
대기발령자 포함… 올해 실제 취업률 56% 불과
병원간 임금격차·열악한 근무여건 이·휴직 반복
근본대책 없는 학과 신증설 ‘밑 빠진 독에 물붓기’
간호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대기자들이 포함돼 있고 일부 간호사들의 경우 병원에 취업한 후 열악한 근무 여건 때문에 이직과 휴직을 일삼는 등 불안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직, 휴직에 따른 간호사 부족에 대응해 대학별 간호학과 신·증설을 꾀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에 발표한 ‘2011년 대학 계열별 취업률’ 자료에 의하면 올해 대학 졸업생 중 전문대 간호전공의 취업률은 78%로 상위 3위를 기록했고, 4년제 대학 간호전공의 취업률은 74%로 8위를 기록했다.
올해 대학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이 58.6%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그러나 대한간호협회는 교과부의 간호학과 취업률에는 대기발령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올해 간호학과의 실제 취업률은 56%에 그친다고 밝혔다.
나머지 44%는 대기발령 중이거나 미취업 상태라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병원 간호사는 이직률이 심하기 때문에 결원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신규 간호사들을 뽑아두고, 기존 간호사가 이직 및 휴직을 하면 발령을 낸다.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심한 원인으로는 중소병원과 대형병원간의 임금격차와 열악한 근무 여건 등이 제기된다.
본보에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올해 도내 병원의 신규 간호사 연봉은 병상수 100개 미만의 A요양병원이 2천만원(야간근무수당 포함), 병상수 700개 이상의 B대학병원이 4천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병원간호사회가 지난 2009년 전국 신규 간호사의 초임 연봉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천만원 미만에서 3천500만원 이상까지 연봉 격차가 나타났다.
또한 여성이 대부분인 간호사들은 하루 3교대 근무 여건과 결혼, 출산, 육아 문제 등이 겹치며 타 직종으로 옮기거나 휴직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면허증 소지자는 29만명이지만 이중 병원 간호사는 11만명(37.9%)에 그치고 10만명(34.5%)이 휴직 상태다. 이외 5만명(17.3%)은 보건소 등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3만명(10.3%)은 노령화되거나 해외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 면허증 소지자 중 30% 이상이 휴직인 상황에 정부는 병원 간호사 부족 문제를 간호학과 신·증설로 해결하려고 해 ‘미온적인’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국내 유휴간호사가 넘쳐나고 있는데 신규 간호사를 증원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야간근무와 3교대 등 간호사의 직무특성을 고려한 근무여건 개선과 적정 노동시간 및 임금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