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값 폭락으로 전국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경주마 생산으로 부농의 꿈을 이룬 한 축산농가가 있어 화제다.
해발 610m 한라산 중턱에서 한국 최고의 경주마들을 생산하는 이광림(36)씨가 그 주인공.
제주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 농기계 수리공이었던 그가 경주마 생산을 시작한 것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말 생산에 50여년을 바친 1세대 경주마 생산자인 아버지 이용대(69)씨의 권유로 16만5천289㎡ 규모의 소규모 목장에서 시작, 지금은 토지개간을 통해 5배가 넘는 82만6천446㎡의 대규모 목장주로 우뚝 섰다.
그가 지난해 경주마로 벌어들인 매출액은 10억 원에 달한다.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
이씨는 경주마 거래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개별거래보다 경매를 고수하고 있다.
“뛰어난 혈통의 경주마를 길러내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임으로써 평가받고 제값을 받기 위해서지요.”
이 결과 재작년 1세 경주마 경매에서 8천400만원의 ‘노벨폭풍’에 이어 지난해 ‘메니피’의 자마로 억대 경주마를 배출, 스타 생산자로 급부상했다.
이씨가 지금까지 생산한 경주마는 90여 두.
이들 경주마는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통산 1078전123승을 거두며 경주마 한 두당 평균 수득상금은 8천300만원을 벌어들였다.
경주마는 어릴 때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근육과 관절을 쓰면서 충분히 뛰어야 골격이 고루 발달해 경주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미국켄터키 핀오크스목장에서 씨수말 ‘스트라이크어게인’을 1억 원에 사온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가 아닌 외국의 유명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는 명마를 탄생시키는 것이 큰 목표”란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