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양날의 칼 ‘핵’ 이용 한반도에서
세계평화 ‘안보’ 주춧돌 놓는다

2012.03.15 18:39:20 16면

 

핵안보 정상회의 서울 개최 의미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등지에서 ‘2012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는

테러집단으로부터 핵 물질·시설을 방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전세계 53개국 정상 및

국제기구(IAEA, UN, 인터폴, EU) 수장 등

총 1만여명이 참석하는

단군이래 안보분야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다.

당초 2010년 제1차 워싱턴 회의

(47개국과 국제기구 3개, 6천여명)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초청할 계획이었지만,

참석 희망국이 늘어나면서 확대됐다.

이는 전세계 193개 회원국이 참석하는

유엔 총회를 제외하면 한 나라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로는 가장 많은 나라가 참석하는 것으로,

참석인원이 지난 G20회의와 비슷하고,

그 이전에 국내에서 열린 국제회의 중

참가인원이 가장 많았던

2005년 제1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8천여명)규모를 능가한다.

이에 본보는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의미와

국제 안보질서 주도국으로의 위상 확립,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참가국 정상들에게 한류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다양한 문화행사 등에 대해

집중조명해 본다.

▲핵 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의미

이번 핵 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비확산체제 규범을 성실히 준비하며 세계 5위의 원전 운영능력과 함께 국가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뛰어난 외교력 등을 갖고 있음을 세계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5차례의 준비 회의를 거치면서 의장국으로서 참가국간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우리나라가 중시하는 사안을 적극 제기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또한 △핵안보의 맥락에서 원자력 안전문제 논의 △핵물질 테러와 함께 방사성 물질 테러를 의제로 선정 △2010년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각국이 공약한 사항에 대한 중간점검 보고서 자발적 제출 등 서울 정상회의만의 차별화된 의제를 제시했다.

이번 회의는 한반도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규범을 보다 공고히 하는 기능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만 몰두해 왔기 때문에 원자력의 이중적 성격이 한반도만큼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도 없다.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주요 의제들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조율하고 정상회의 합의문인 ‘서울 코뮤니케’ 문안을 마련, 핵테러가 실질적 위협이라는 국제사회의 견고한 컨센서스 속에서 새로운 실행목표와 행동계획을 창출하는 등 그동안 ‘정치적 선언’ 단계에 머물렀던 ‘핵안보 이행’ 프로세스를 ‘행동’의 단계로 진전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세계 선도적 수준의 기술 보유국으로서 비핵화 의지 등 핵비확산조약(NPT) 규범을 성실히 준수하면서 민수용 원자력 이용을 활발히 추진해 온 평화적 핵이용 모범국이라는 점과 한반도가 핵문제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국제 안보질서 주도국으로의 위상확립 기대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북한의 김정일이 급사했고, 올해에는 미·중·러 등 핵심 주변국의 지도부 교체가 있을 것으로 보여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때에 전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서울에 모여국제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체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 및 북한의 비핵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메세지를 주는 것은 물론 김정은 체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원자력 및 원전산업에 대한 국내외적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위축된 원자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원자력 시장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원전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호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회의 개최로 우리나라는 글로벌 코리아 국격 제고 및 외교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세계 경제분야 최상위 포럼인 G20정상회의에 이어 사상 최대 국제안보 분야 다자 정상회의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져나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각국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6·25동란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기간내에 경제 기적을 이룬 모습을 직접 보게 됨으로써 한국의 저력에 감탄하고 경제적 파트너로서 무한한 신뢰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를 토대로 상호 투자·교역의 확대는 물론 각종 기술과 노하우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가 활성화, 한층 더 성장할 수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한류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다양한 문화행사

정부는 유관부처 관계자로 구성된 정상회의 준비기획단(단장 외교부장관)을 출범시키고 어린이 평화 미술전·중고생 에세이 공모전 등을 개최, 가수 박정현씨가 부른 공식 주제가(Peace Song)를 전파하는 한편, 참가국 대상 회의 의제 및 정상 참석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섭활동을 펼치는 등 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평화로운 미래 구현과 앞으로 시혜(施惠)를 보게 될 잠재적 경제가치가 크다는 의미를 생각하면 한치의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각국의 정상들이 한국의 문화를 음식과 공연으로 즐기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측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핵안보정상회의 종료 후 참석한 30여개국 정상 내외, 국제기구대표, 고위수행원 등 150여명을 초청해 특별만찬과 문화공연을 주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화행사는 정상회의가 끝난 뒤 서울에 하루 더 체류하는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에게 공식적인 회의를 떠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한식과 한국 전통공연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만찬에는 한국의 봄을 테마로 팔도의 특산물을 활용한 한식정찬이 준비될 예정이다. 만찬 후 전통공연 무대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고궁 뒤뜰과 아늑한 정자를 배치해 각국 정상 내외에게 한국 정원에 초청받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다.

공연은 이번 회의 주제곡인 ‘피스송(Peace Song)’을 홍보대사 가수 박정현이 부르는 것으로 시작으로 한국 왕실의 전통음악인 ‘수제천’이 궁중무용과 함께 진행된다. 또 한국의 전통 관악기인 ‘대금연주’와 살풀이, 애절한 한국의 전통소리 ‘시나위’와 한량무, 명인의 가야금 연주 등이 공연될 예정이다.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참가국 정상 내외가 격조 높은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은 기자 hje@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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