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계 호령했던 ‘밸리브리’ 질주인생 마침표

2012.04.22 17:38:16 21면

 

한국경마를 호령했던 최고령마 ‘밸리브리’(10세·거세마)가 화려했던 경주로의 질주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은퇴했다.

‘밸리브리’는 최근 열린 경주에서 세 번째로 무거운 부담중량(55㎏)을 지고 9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을 끝으로 과천벌을 떠났다.

소속조 홍대유 조교사는 “고령임에도 운동기 질환이 없고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이 살아있어 마음만 먹으면 경주에 계속 출전할 수 있었으나 어린 경주마와 함께 강도 높은 새벽훈련을 견뎌 내야하는 밸리브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주저 없이 은퇴를 결정했다”말했다.

‘밸리브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과천벌 최고의 마필로 2006, 2007년 2년 연속 연도 대표마에 올랐고 2007년 최고 경주마를 가리는 제26회 그랑프리(GI)에서 최대의 라이벌인 ‘섭서디’와 대통령배 우승마 ‘명문가문’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해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득상금은 12억3천만원으로 역대 경주마 수득상금 랭킹 중 4위를 기록 중이다.

현역 후반기 성적은 초라했지만 지난해 3월 주몽 등 정상급 외산마들이 출전한 1천800m 핸디캡 경주에서 출전마중 가장 무거운 부담중량(56㎏)에도 당당히 우승해 노장의 눈물겨운 투혼을 보여주었다.

미국 경매장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밸리브리’는 홍 조교사가 진가를 알아보고 헐값에 매입, 맹훈련 끝에 명마로 거듭났다.

거세마로 씨수말 활약과 경주마의 본능이 강해 승용마로도 활용이 불가능한 ‘밸리브리’는 앞으로 기수 엘리트 코스인 한국마사고등학교에 기증, 예비 기수들과 훈련을 하며 노후를 보낼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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