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교회 인근 도로 개선 ‘갈팡질팡’

2012.08.27 19:54:48 9면

구리시가 종교시설에 대한 주차난 해소와 인근 주민들의 교통민원을 한꺼번에 해소하기 위해 종교시설 인근의 도로를 확장하다가 민원이 발생하자 사업을 중단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종교시설에 대한 특혜시비가 일고, 사업부서의 행정신뢰가 떨어지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공사는 양측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시가 궁여지책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교회측과 주민들간의 의견이 대립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7일 구리시 및 수택동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시는 사업비 4천여 만원을 들여 수택동 A교회 주변의 불법 주·정차 해소를 위해 교회 주변 인도개선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이 일대는 주말에 A교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마구잡이로 주차해 교통난이 가중되는 등 교회차량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주차장 확보 민원이 있었던 곳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인도를 따라 길이 150여m, 폭 2~3m 규모의 주차공간을 조성하고, 30여대가 개구리주차 하도록 일렬식 주차면을 확보하는 공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막상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이 나서 특정교회에 대한 특혜라며 시와 시의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했다.

구리시의회 김희섭 의원(새누리당)은 27일 촉구서를 통해 “예산을 집행하기 전에 주민의 의견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바른 방법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면서 “대표적인 예산 남용 사례이며, 선심성 예산집행”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평소 A교회 때문에 교통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이 대책을 요구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갑자기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민원을 내 부득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부족한 주차장은 주변의 고등학교, 아파트형공장부지, 왕숙천둔치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미진한 부분은 시와 주민, 교회가 머리를 맞대 더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시는 27일 오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시 입장을 설명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교회측과 주민들이 합의하지 않는 한 공사를 강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양측의 앙금이 워낙 커 합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는 주민 설득에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합의에 실패할 경우, 보도블록만 교체하고 나머지 부분은 원상복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동현 기자 leed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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