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짬짜미’ 증권사 20곳 적발

2012.11.04 19:11:26 8면

공정위, 과징금 192억원 부과… 대우·삼성증권 등 6곳은 검찰 고발키로

국민들로부터 채권을 매입할 때 적용하는 채권 가격을 담합한 증권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4일 국민주택채권 등의 수익률을 사전에 합의한 20개 증권사에 시정명령과 법 위반 사실 공표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92억3천3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우, 동양종합금융,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이 수익률을 밀약한 소액채권은 1·2종 국민주택채권,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으로, 아파트나 자동차 등을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사는 채권이다.

통상 채권을 매입한 후 즉시 은행에 매도하는데, 이 때 적용되는 채권 수익률을 증권사들이 결정한다.

22개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신고수익률 가운데 상위 20%에 해당하는 수익률과 하위 10% 수익률을 제외하고 나머지 70%의 수익률을 산술평균해 결정한다.

증권사들은 은행에게 이들 채권을 사들여 시장가격으로 최종 수요자에게 팔아 그 차액을 얻는다.

정부(국토해양부)는 2004년 소액채권 매매에 따른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증권사들이 참여해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 간 수익률 차이를 줄일 것을 권고했고, 증권사들은 이를 계기로 담합을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안정적 수익확보를 위해 매일 오후 3시30분 전후에 인터넷 메신저 대화방에서 거래소에 제출할 수익률을 합의했다.

초기에는 국민주택채권만 수익률을 합의했으나 2006년 2월부터는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으로 담합을 확대했다.

담합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타 증권사가 거래소에 제출하는 수익률의 컴퓨터 입력 화면을 출력해 팩스로 확인하기도 했다.

또 일반 투자자의 시장 참여로 자신들에게 배분되는 채권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고 채권 매수가격을 높여 사장 진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자신이 매수할 소액채권의 가격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에 담합의 유혹을 받은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채권 의무매입에 따른 국민 부담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측은 “정부가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의 수익률 차이를 줄일 것을 증권사에 사실상 강제하면서 적정 수익률을 알려고 정보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며 “2004년 전에는 법무사, 자동차 딜러, 사채업자 등이 고금리의 할인율을 적용해 소액채권을 파는 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증권사들의 참여로 이러한 피해가 줄어든 점도 감안해 달라”고 해명했다.

 

김장선 기자 kjs7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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