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6년간 어디 계셨어요. 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20일 경찰의 도움으로 헤어진지 26년 만에 극적으로 어머니를 만난 박모(31·여)씨의 첫 마디에 생모인 전모(58)씨와 고양경찰서 헤어진 가족찾기 담당 김유희(37·여) 경사 모두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한 상태에서 5~6세로 추정되던 나이에 남편과 헤어지게 된 생모의 친정 부모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외할머니가 박씨를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부잣집’에 입양시킨 후 모녀는 26년간 소식을 알 수 없었다.

김유희 경사는 사연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외할머니가 1979~1982년 사이 정부종합청사에서 일용직(환경미화원)으로 근무했다는 말에 힌트를 얻어 정부종합청사로부터 외할머니와 관련된 자료를 얻고자 했으나 자세한 자료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김 경사는 당시 함께 근무했었던 사람들을 어렵게 수소문한 끝에 개별 접촉해 외할머니가 고양시 화정동에 살았었고 오래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할머니의 인적사항을 찾은 김 경사는 제적등본을 통해 친모의 전씨를 찾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온 전씨는 “딸이 입양된 곳을 몰라 평생을 울면서 가슴에 묻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찾게 돼 평생의 한을 풀게 됐다”며 박씨를 품에 안고 한 없이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어머니가 항상 그리웠으나 어떻게 찾아야할 지 막막하던 중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에 의뢰했는데 이렇게 찾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경청해 어머니를 찾아준 김 경사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노혁우 고양경찰서장은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말처럼, 기적은 분명 있는 것 같다”며 “이번 모녀 상봉의 경우 김 경사의 끈질긴 노력과 민원인의 말에 세심하게 귀를 귀울인 결실”이라고 김 경사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