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사고 헌책 버리고 ‘무한반복’

2013.04.11 21:56:55 1면

수원시, 올해 공공도서관 도서 구입비 12억원
서고 부족 등 이유 매년 수천권씩 폐기 ‘낭비’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한 수원시가 장서 재활용은 커녕, 서고 부족 등을 이유로 시민혈세로 구입한 수많은 도서를 폐기하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시는 시민들의 불만에도 선경도서관 내 일부 시설을 서고로 변경하는가 하면 올해 8개 공공도서관 건립 등에만 나서 인문학은 커녕 시설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마저 커지고 있다.

1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선경 2억1천만원, 서수원 1억7천만원 등 12억400만원 어치의 2013년도 도서구입비를 확보, 지난 3월에만 7천441권의 신간도서 구입 등 올해에만 1만6천890권의 장서를 구매해 각 도서관별로 추가 비치했다.

이에 따라 시는 9곳의 시립도서관에 총 169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도서를 보관할 서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마다 수천 권의 책들이 버려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시는 시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서고 부족을 이유로 선경도서관 일부 공간을 변경, 보존서고 확충에 나서 시설투자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시의 보유도서 포화와 함께 해가 갈수록 폐기하는 장서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혈세낭비 논란마저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 결과 시는 지난 2010년 보유도서 중 1천254권을 폐기했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5천552권과 6천138권을 폐기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논란을 뒷받침하고 있는 상태다.

김모(42)씨는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면서 보관장소 부족을 이유로 해마다 수많은 책들을 버리면서 또 예산을 들여 도서를 구입한다는게 어이가 없다”며 “더 좋은 활용방법을 찾기는 커녕 핑계거리 찾기에 급급한 행정은 과연 누굴 위한 행정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한다는 이모(32·여)씨도 “시민 혈세로 사들인 소중한 도서들을 해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버릴 게 아니라 사람들이 찾는 수많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과연 자기 돈으로 사들인 책이라면 막무가내로 폐기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유 장서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을 폐기하고 있을 뿐 보관할 곳이 없어서 버려지는 건 아니다”라며 “어린이도서의 경우 1~2개월만 지나도 훼손 등으로 폐기하고 재구매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