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 산책]무 밭을 지나며

2013.05.01 21:23:22 20면

 

무 밭을 지나며

저 시퍼런 무 밭을 지나면

내 안에

칼 한 자루 지니고 싶어진다

- 시집 아껴먹는 슬픔 중에서/문학과 지성사/ 2001년

 

 

 

잎이 푸르고 싱싱한 무밭을 지나다보면 그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 저절로 느껴지지요. 주인 몰래 한 개 뽑아 먹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몸속의 갈증이 시원하게 풀릴 것 같아서지요. 문제는 시인이 단순히 무가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거지요. 우리 속담에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 한다’라는 말처럼 기왕에 태어났으니, 아니 그보다는 더 현실적인 문제로 무라도 단칼에 베어보고 싶었겠지요.

/최기순 시인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