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성사업장 또 불산 누출

2013.05.02 21:44:18 1면

손목 화상 등 작업자 3명 부상…3개월 전에도 똑같은 사고 ‘안전불감증’

 

지난 1월 유독물질인 불산 누출사고로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같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또 다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사망사고 이후 불과 100일도 안돼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면서 삼성전자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는 물론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불안과 분노를 나타내는 등 비난이 커지고 있다.

2일 경기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 탱크룸에서 불산 희석액 공급배관 철거작업 중 불산액이 소량 누출됐다.

이날 사고로 현장에서 불산 배관 설치 및 철거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성도ENG 직원 최모(46)씨 등 3명이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등 이상증세를 보여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일하던 관리자 등 2명은 별다른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아 검진을 받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3개월 전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의 원인과 장소가 동일했다. 최씨 등은 지난 1월 사고 이후 사용중지된 기존 불산 공급장치를 대체할 새 탱크에 기존 배관을 연결하기 위해 불산액 공급배관을 철거하던 중 배관에 남아있던 잔류 불산액이 작업자들의 내산복 위로 흘러내려 발생했다.

이들은 보호복과 장갑 등 방제장비를 착용했으나 사다리 위에서 작업한다는 이유로 미끄러질 것을 우려, 내산장화를 신지 않아 발목과 손목 등에 화상을 입었다.

아주대병원은 최씨 등 3명의 경우 불산희석액이 내산복 위로 흘러 손목과 발목 등에 1도 상당의 화상을 입었고, 오후 6시 현재 부상자 3명 모두 의식이 있고 부상도 가벼운 상태라고 밝혔다.

사고가 나자 삼성전자는 바닥에 떨어진 불산액을 제거하기 위해 소석회(수산화칼슘)를 뿌려 중화시키고 흡착포로 불산액을 흡수하는 한편 바닥의 남은 불산은 물로 세척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과 3개월여 만에 같은 곳에서 사고가 재발되면서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번 사고발생 하루 만에 뒤늦게 신고, 뭇매를 맞은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사고 발생 3시간여 뒤에야 고용노동부에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경기도는 30분 뒤인 오후 3시5분쯤 고용노동부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환경부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알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누출량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배관을 절단하자 내산복 위로 한번 ‘주르륵’ 흐른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고가 경미해 신고대상이 아니지만 지난번 사고도 있고 해서 당국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시각이 3시간여 지체된 것은 내부에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초동조치를 하느라 늦어졌다”며 “또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경기도가 사업장 주변에서 오염도를 간이측정한 결과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도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불산누출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한편 환경유역환경청도 이날 사고 현장에 직원 2명을 보내 불산 외부 누출여부를 조사 중이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