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 산책]마음의 등불

2013.05.06 20:32:32 20면

 

마음의 등불                                                                                  /고찬규

반짝이는 눈도 없이 별을

노래하려느냐.

무엇이 있어 어둠 꿰어

수놓겠느냐, 잠든 밤



스스로를 밝히는 별빛도

스스로를 노래하던 풀벌레 소리도

이미 하나의 생을 위한

홀로의 몸짓이 아니었다.

밤하늘 멀리 피워 올리는 교신

살아 있음을 일깨우는, 영원한

귓가에 소곤거리는 복음 그리고

새벽종과 함께 스미는 눈물



바람 부는 날에도 숨죽인

동굴은 있고

그 안에 등불을 밝히는

마디 굵은 거친 손이 있다

-시인축구단 글발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이미 하나의 생을 위한 홀로의 몸짓이 아니었다는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별은 별 혼자만으로도 밝을 수 없다. 어둠이 바탕이 되어주어야 빛난다. 풀벌레 소리도 풀벌레 소리 혼자만으로 소리가 될 수 없다. 숨죽인 고요가 있기에 자신의 울음을 달빛에 물든 고요에다 한 뜸 한 뜸 자신의 노래를 수놓는다. 등불을 밝히는 손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희생이란 아름다운 과정을 거친 손이다. 모든 것은 서로에게 배려를 하고 섬세한 호흡으로 뿌리로 몸짓으로 연대감을 가지고 있다. 우주를 공유하고 있다. 봄 들판에 나가보라, 어디 풀꽃 한 송이만으로 봄이라 할 수 있겠는가? /김왕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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