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잔역 ‘행복주택’ 주민엔 ‘걱정주택’

2013.05.28 22:05:44 22면

정부 ‘다문화 소통’ 컨셉 1500세대 규모 개발
대학생보다 외국인 더 많아 수요예측 등 부족

정부가 지난 20일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안산시 고잔지구를 선정한 가운데 수요예측 등 사전조사 없이 막무가내로 정책을 추진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다문화 소통’을 고잔지구의 개발 테마로 정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선정한 7곳 중 유일한 경기지역인 안산시 단원구 고잔역 일대 고잔지구는 수도권 전철 4호선에 있는 철도부지 4만8천㎡에 ‘행복주택’이 1천500세대 규모로 개발된다.

특히 국토부는 안산의 외국인 거주비율이 국내 1위이며, 인근 3~4㎞에 서울예대와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위치해 외국인과 젊은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사는 특성을 살려 고잔지구의 개발 테마를 ‘다문화 소통’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지구 내 주민 소통과 정서 함양을 위해 문화·예술 공간 및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문화 교류센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실제 고잔역 부근에 대학생 거주율이 극히 낮은데다 원룸이 저렴하고 공실률도 최근 증가 추세라며 기본적인 수요예측조사 없이 막무가내로 정책을 추진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인 원곡동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고잔동에 ‘행복주택’이 들어설 경우 내국인보다 외국인의 유입이 더 많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시민 김모(46)씨는 “안산역은 외국인 노동자가 워낙 많고 사건도 자주 일어나 시민들이 가는 것 자체를 꺼린다”며 “고잔동이나 초지동같은 신도시 지역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어 살기 좋았는데 행복주택이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얘길 듣고 기겁했다”고 말했다.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잔동 내 대학생 거주율은 5% 미만으로 대학이 걸어서 20여분 정도 거리인데다 주변에 원룸 등이 잘 마련돼 있어 행복주택의 대학생 입주는 매우 적을 것”이라며 “반월공단 직원 등 많은 직장인들이 외국인을 피해 고잔동에 오는데 외국인들이 유입될 경우 고잔동도 내국인이 이사오길 꺼릴 게 불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단적으로 외국인과 대학생을 입주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 아니라 도시의 특성을 담겠다는 개발 컨셉일뿐”이라며 “시의 특성에 맞춰 내·외국인 모두를 위한 문화 공간을 테마로 개발한 뒤 지자체와 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면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