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門 ‘활짝’ 에어컨 ‘빵빵’

2013.06.04 21:52:18 1면

수원·안양·성남 대부분 상점들 開門冷房
올 여름 전력대란 예고도 ‘강건너 불구경’
업주들 “문 닫고 영업하면 손님들 안온다”
도내 쇼핑1번가 에너지절약 외면

 

원자력 발전소의 무더기 가동 중단으로 이틀 연속 ‘전력 경보’가 발령된 4일, 수원역 인근과 안양 범계역, 안양역 1번가, 성남 분당 서현역 주변의 상점들은 여전히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며 영업에 나서 ‘에너지 위기’를 무색케 했다.

특히 5일부터는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불볕 더위가 예보되면서 이날보다 더 심각한 전력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속에 전력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전국 최대의 교통량을 자랑하는 수원역 인근 AK플라자를 기점으로 약 300여m 거리에 밀집된 수 백개의 상점들 가운데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밀집한 수 십개의 휴대폰 매장과 화장품 상점들은 예외없이 문을 활짝 열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 바빴다.

젊음의 거리로 도내 대표적인 상업밀집지역인 안양 범계역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범계역에서 롯데백화점, NC백화점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물론 길건너 한림대병원과 평촌중앙공원 인근과 학원가까지 30도 가까이 오른 때이른 더위에 상점들은 ‘영업’을 앞세워 개문냉방을 고집, 사상 최대의 전력 위기란 말을 무색하게 했다.

경기중·남부권의 대표적인 밀집지역인 안양역 1번가와 성남 서현역 인근, 카페촌으로 유명한 정자동 인근 상가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에너지 위기 대란 속에 대다수 상점주들은 절전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의류매장 직원은 “우리도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싶지만 그러면 고객이 찾지 않는데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사상 초유의 에너지 위기는 다 있는 사람들이 저질러 놓고 매년 막무가내로 규제만 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 상점주는 “에어컨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손님을 끌기 위해 과태료를 감수하고라도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오죽 장사가 안되면 대낮이지만 네온사인까지 켜겠느냐. 대기업과 대형마트들의 공세도 힘든데 애꿎은 서민들만 죽으란 말이냐”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 단속을 나가면 상인들의 반응이 좋지 않지만 전력 비상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올해 지침이 확정되는 대로 규정에 따라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냉방기 가동시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면 정상영업 때보다 최대 3~4배의 전력이 낭비된다”며 “불편하더라도 냉방장치 가동시 문을 닫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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