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규 수원경실련 공동대표

2013.06.05 16:39:18

 

‘경제정의’,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재벌에 집중된 경제력, 부와 소득의 불공평한 분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갑을 관계의 불공정한 노사관계 등이 경제정의 실현 대상들이다. 이를 극복해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익부빈익빈 현상 해소로 서민생활이 안정되고,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로 이어져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제도적인 개혁을 통해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수원경실련(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다. 이 단체는 그동안 지역 내에서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골목상권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수원경실련 이윤규(57·경기대 교수) 공동대표를 만나 이 단체가 추구하는 경제적 공익에 대한 가치관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의존하는 활동보다 자율성과 자주성을 갖는 활동 전개

수원경실련이 결성된 지 올해로 꼭 20주년이다. 현재 32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수원경실련은 경제정의 실현이라는 큰 틀 아래 지방자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여러 활동을 전개해 왔다.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인하, 광교신도시 아파트 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 반대운동 등을 펼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금껏 지역사회에서 선도적으로 일해 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 공동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수원경실련의 역사를 꺼내놓는다.

“우리 수원경실련은 20년 역사를 바탕으로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자랑스러워합니다. 특히 기업이나 시·정부 보조금에 의존하기보다 순수 회원의 회비로 운영하다보니 약한 것 같지만 타 단체에 비해 단단한 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자율성과 자주성으로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에 문제가 있는 경우, 그동안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던 수원경실련은, 꼭 반대를 위한 활동만 하는 게 아니다. 더 나은 사안이라면 시·정부와 공조하는 등 수원경실련의 찬성·반대 입장과 상관없이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언제든지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이런 경실련은 최근 들어 골목상권 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는 옳지만 무조건적인 반대는 또 다른 피해 가능성

그래서 이윤규 공동대표에게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대안부터 물었다. 그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과 대형마트가 들어올 지역 상권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것이 옳긴 하지만, 그렇다고 SSM의 입점을 무조건 막는 것은 또 다른 시민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즘 맞벌이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장을 보는 일이 잦다. 대형 슈퍼마켓 입점의 반대는 이런 맞벌이 부부에게 불편함을 주기에 경실련 입장에서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결론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그는 “시위도 중요하고 다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안을 찾고, 그에 따라 법을 개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소신을 밝힌다.

광교신도시 정상화도 수원지역의 주요 현안이다. 경기도청사가 좁고 낡아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수원 광교신도시로 청사를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청사뿐만 아니라 법조타운 이전, 컨벤션센터 건립 등 당초 계획된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수원경실련의 입장은 처음 광교를 개발하고 분양하면서 했던 약속들을 기본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광교신도시가 앞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고, 수원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현안으로 진행되던 인터뷰는 전국 사안인 정치로 이어졌다. 이 공동대표는 현재 국회 정치쇄신특위에서 논의 중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찬성하는 쪽이에요. 지금 우리나라는 양대 정당이 추천을 해 출마시키기 때문에, 그 지역에 관련된 사람들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가장 큰 폐해는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중앙에 귀속되지 않고 지역만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지금의 정치시스템은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서면서 중앙에 귀속되는 그런 형태입니다. 정당공천제가 없다면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최종 목표는 경실련이 필요 없는 사회

시민운동 20년 동안 수원경실련의 인지도는 상당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대중적인 참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이 단체가 바라는 것은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다. 공무원이나 기업인,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수원경실련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그 자체가 수원경실련에는 가장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 의견이 제반 활동분야에 반영되는 수원경실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윤규 공동대표는 경실련과 시민들이 나서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기 이전에,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분명한 어조로 소신을 밝히던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쳤다.

“경제정의 실현이 큰 틀이지만 시민과 시·정부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갈등을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실련은 선도적인 입장에서 계몽적이고 의식적인 운동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경실련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드는 거죠.”

 

백미혜 기자 qoralgp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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