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일 송도브릿지호텔에서 열린 ‘2013년 정신보건사업연찬회’에서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심리적부검’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 받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자살자 유가족을 상대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해왔으며 부검 대상자는 모두 31명으로 이는 자치단체가 주관해 실시한 심리적 부검 건수 중 최다 인원이다.
이번 발표된 부검 결과로는 전체 31명 중 정신질환을 갖고 있던 대상자는 23명(74.2%)으로 이중 우울증 환자가 16명이었으며 사망자가 죽고자 했던 이유는 정신질환 문제 14명, 신체질환 문제 5명, 가정불화 5명, 경제적 어려움 4명이었다.
이 중 2가지 이상 문제가 얽혀있는 복합적 문제도 나타났다.
특히 어떤 노력을 했더라면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지에 대해서는 ‘가족의 관심과 지지가 있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는 답변이 20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심리적 부검이란 신체적 부검과 달리 유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유서 등을 통해 그 사람이 자살에 이른 이유를 규명하는 것으로 일정사례 이상을 조사해 통계화 할 경우 자살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심리적 부검 성공 사례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며 가장 큰 이유는 죽음을 터부시하고 자살을 덮으려는 한국인의 정서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인천지역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32.8명(지난 2011년 기준)으로 전국 7위의 높은 수준이며, 이에 시는 자살률 감소 방안으로 광역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하고 24시간 응급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심리적 부검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 발표는 자살예방의 해법을 알 수 있는 중대 자료로 죄책감과 심리적 고통을 느끼는 유가족이 제2의 자살을 선택하는 않도록 유가족 치유의 역할이 있어 심리적 부검이 매우 중요하나 유가족의 협조를 구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31건의 심리적 부검 성공으로 향후 인천의 자살예방대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