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간부공무원은 ‘도망친 병사’

2013.07.09 21:15:21 8면

시의회 43명 출석 요구에 14명만 자리지켜
동장 전원 결석… 시장 시정역설 노력 헛돼

구리시의회가 시장을 상대로 한 시정질문을 벌이는 동안 시의회가 출석을 요구한 간부 공무원 다수가 자리를 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구리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8일 제235회 본회의를 열고 본회의장에서 늦은 시간까지 박영순 시장과 시의원 간 시정에 관한 질의·답변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20분부터 속개된 야간회의는 국장급 1명을 포함,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 다수가 자리를 비운 채 진행됐다.

이날 야간회의는 밤 10시40분에 끝났으며 약 1시간20분 동안 출석 공무원들이 앉아야 할 자리가 텅빈 가운데 손성오 부시장과 국장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시정질문은 박 시장과 김용호 의원 간의 설전 속에 펼쳐졌으나 출석 대상 간부 공무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워 의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이 시정에 대한 시의원들의 날선 비판을 감내하며 시정의 당위성을 역설한 노력이 헛되도록 공직자들이 외면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앞서 시의회는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시장, 부시장, 국장, 담당관, 단장, 과·소·동장 등 43명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시측에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5명의 국장과 김장렬·김종근·신원균·안대봉·양근모·유동혁·이동규 과장 등 모두 14명에 불과하다.

결국 전체 출석대상의 3분의 2가 넘는 29명의 공무원이 의회를 팽개치고 귀가한 것이다.

특히 동장은 단 한명도 얼굴을 비치지 않아 적지 않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측은 “공무원 출석 요구는 시정질문에 있어 질문내용의 정확한 전달과 성실한 답변을 위해 지방자치법에 의해 요구한 것”이라며 “말도 없이 자리를 뜬 것은 시의회를 경시해 벌어진 일”이라고 반발했다.

A 시의원은 “시장이 의회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멋대로 자리를 비운 것은 전쟁터에서 지휘관을 버리고 도망친 병사와 다를 바 없다”면서 “공직기강이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 정도는 스스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하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출석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기영·이인균 팀장과 윤경일 주무관은 끝까지 자리를 같이 하는 모범을 보였다.
이동현 기자 leed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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