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정 경기여성연대 상임대표

2013.11.08 17:05:58

 

여성의 사회적 차별은 오래된 얘기다. 그나마 근대 들어 여성의 지식과 의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여성인권을 위한 단체가 생겨났고 여성의 사회적 참여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인권 보장, 남녀평등, 민주적인 지역사회의 실현, 이는 우리나라 대부분 여성단체들의 지향점이다. 경기도내에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기여성연대,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등 4개의 여성단체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경기여성연대는 그 중에서도 유일한 광역단위 자생단체다. 전국적으로 조직을 갖춘 타 여성단체와 달리 경기도에만 근간을 두고 있는 이 연대는 ‘여성의 참여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를 모토로 경기도내 여성인권을 위해 오늘도 맹활약하고 있다. 경기도비전센터 내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에서 최미정(50·여) 상임대표를 만났다.



가정폭력 방지에서 여성의 권익 신장을 목표로 발족한 ‘경기여성연대’

경기여성연대는 포천 가족성상담센터, 안성 생활예술공간 호박넝쿨, 오산 이주여성센터, 평택 햇살사회복지회 등 10여개 회원단체와 별도로 전문성을 지닌 7명 내외의 개인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이 단체는 보육조례 제정을 위한 경기도내 12개 지역 모니터링사업(2003), 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한 양성평등교육실태 모니터링 및 실천활동사업(2005~2006), 경기시민매니페스토 만들기 경기본부 여성정책부문 사무국(2010), 경기여성정책네트워크(2010~현재) 등 다양한 자체 사업과 연대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4개의 도 단위 여성단체가 진행하는 경기여성정책네트워크 사업의 경우 경기도의회 여성의원 19명과 도 단위 여성단체 대표 7명이 참여, 여성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의제를 발굴하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경기여성연대는 최 상임대표가 설립과 동시에 활동한 단체다. 대학 때 법학을 전공한 덕분에 1980년대 당시 법률 속에 성불평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최 상임대표는 졸업 후 고향인 수원으로 돌아와 가정법원상담소에서 일하며 여성인권운동과 관련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안양에서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한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는 등 가정폭력과 관련된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때 경기지역의 여성단체들은 연대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경기여성연대’라는 조직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처음엔 가정폭력 방지를 위해 활동해 왔지만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된 후 목표를 확대, 여성단체 활동의 활성화 및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단체명을 ‘경기여성연대’로 바꾸어 발족했다. 경기여성연대 설립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다.

경기도만의 자생단체

경기여성연대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도만의 자생단체라는 점이다. 또 회원단체만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다른 단체와 달리, 활동력이 왕성한 개인회원과 함께 조직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는 연대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최미정 상임대표는 “비록 적은 수의 개인회원이지만 그들은 과거 연대 소속 단체들의 회원이라 연대 설립 초부터 우리와 함께 활동해 왔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단체가 해체되고 나서도 연대의 이념과 목적에 동의해 여기에 남아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자생단체라는 점 때문에 힘든 점도 있었다. 보통 도민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에 도 단위 단체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기에 광역단체는 지역단체보다 운영이 힘들고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과거 지역단체에서도 활동해 본 그는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최 상임대표는 “우리 연대도 도 단위 단체라 잘 알지만, 도 단위 단체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광역단체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가 차별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현재 우리나라의 2013년 1분기 남녀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60.7:61, 30대 92.6:55.8로 20대와 30대의 남녀경제활동참가율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결혼과 출산을 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실질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12년 정치·경제·사회분야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도를 중시하는 세계경제포럼의 남녀격차지수를 보면 한국은 135개국 중 108위에 머물고 있다.

최 상임대표는 “이렇듯 통계적으로 보면 아직까지도 사회는 남자가 이끌어나가고 있다”라며 “이것은 ‘네가 능력이 부족한데 누굴 탓하냐’라는 식으로 넘어가기엔 사회 구조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이런 남녀차별은 문자가 생겨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지속돼 왔는데 여류작가, 여의사 등 여성을 부각시키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으며, ‘man’이 남자와 인간을 함께 뜻하는 반면 ‘woman’은 여자만을 일컫는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남녀차별을 없애고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최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성 주류화 정책들이 축소돼 왔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를 구성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현재는 박 대통령의 정책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도 가부장적인 인식이 사회 곳곳에 남아있어 앞으로 바로잡아야 할 과제들이 많아요. 앞으로 제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동안은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가 차별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예요.”

글│백미혜 기자 qoralgp96@kgnews.co.kr

사진│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백미혜 기자 qoralgp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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