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와 사자성어,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지금의 배움이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지난 7일 오전 과천향교 명륜실.
긴 여정을 마친 4~6학년 25명의 초등학생들의 얼굴엔 서예와 사자성어, 명심보감, 효 사상 등 어려운 과정을 중도에 낙오되지 않고 마쳤다는 자부심이 가득 찼다.
이들이 2013 향교 토요서당에 입교한 것은 지난 3월28일로, 이날 학생들은 1·2학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강해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수료식에 참석했다.
또래 아이들이 영어, 수학을 배우러 학원을 다니거나 친구와 놀 때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꼬박 꼬박 출석부에 도장을 찍은 자신이 대견스러울만도 했다.
조선시대 유학생처럼 유건도포와 두루마기를 걸친 학생들은 학부모가 보는 가운데 진행된 책거리에서 화면에 비친 사자소학(四字小學)을 한글표기 없이 5분 넘게 성독해 참석한 학부모들을 흐뭇하게 했고, 이들의 낭랑한 목소리는 관악산 기슭에 울려 퍼졌다.
또 연단에 나서 각자 소감을 발표한 학생들은 “나도 서예를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많은 책을 읽어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고 자신들이 쓴 사자소학 중 한 구절을 낭독하고 뜻을 풀이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인간의 윤리, 집에서의 예절, 효도와 벗의 중요성, 꾸준한 선행, 리더의 자세 등 32개 주제를 쓰고 익히고 머리에 담고 마음에 새겼다.
수료식에 참석한 박근미(37) 주부는 “아이의 인성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고, 안수정(43) 학부모는 “예의범절과 자신의 생각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 토요서당에 보내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최종수 전교는 “처음 입교 당시엔 산만해 걱정을 많이 했으나 오늘 보니 의젓해졌다”며 “어린이들이 각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바른 길인지, 효는 어떻게 실천해야하는지를 조금은 터득한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