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마상경기의 열기 고스란히

2014.06.18 21:36:11 16면

 

한국카메라박물관 지하 1층

김종세 카메라박물관 관장

‘콕파르 타르투’ 사진 전시

느린셔터로 찍는 팬닝기법

흐르는 빛 찍은 듯 신비해


다락논 연작으로 사진작가로서의 명성을 높인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이 신장 유목민족 전통 마상경기인 콕파르 타르투(Kokpar tartu)를 찍은 작품을 6월 한달동안 박물관 지하 1층에서 전시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엔 전체 인구 중 절반이 위구르족이지만 한족과 카자흐족, 키루키족, 몽골족 등 10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벌이는 마상경기인 콕파르 타르투는 5세기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키르키스족 민족영웅인 마나스는 카르마크인과 전쟁 시 적들이 말을 타고 부녀자와 아동들을 납치해 추격했으나 빼앗지 못하게 서로 넘겨주면서 도망가 탈환에 번번이 실패했다.

마나스는 40명의 전사들을 두 팀으로 나눠 어린양을 빼앗는 훈련을 40여일 한 결과 적들보다 더 훌륭한 기술을 연마해 적들의 손에서 사람과 재물을 다시 빼앗아 올수 있었다.

콕파르 타르투는 그때부터 전수돼 왔다.

지금은 명절이나 경축일, 아이출생, 덕망 높은 사람의 추모식 등에서 진행하는 체육활동으로 특별한 장소가 필요하지 않고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공지나 초원, 구릉지에서 실시하고 있다.

김 작가는 지난해 10월 이 지역의 볼거리인 노란색으로 물드는 호양림을 촬영하려 오른 여정길에 우연히 이 장면을 보고 본능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전시된 작품은 43점으로 총 16명이 2개조로 나눠 양을 탈취하려는 자와 빼기지 않으려는 자와의 치열한 투쟁이 얼굴에 그대로 조명돼 있다.

한손으로 양을 움켜쥐고 한손으론 말고삐를 단단히 잡은 사람의 표정은 “아무도 뺏지 못한다”는 집념과 각오로 똘똘 뭉쳐있고 이를 노려보는 상대방의 눈초리는 먹이를 낚아채려는 독수리처럼 매섭다.

한손으로 고삐를 잡고서도 묘기에 가까운 마상기술을 선보이는 장면과 말과 사람이 45도 각도로 기울인 상태에서 달리는 모습은 사진으로 봐도 경탄이 절로 나온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느린 셔터 속도로 따라가면서 찍은 팬닝기법은 말과 사람은 뚜렷한데 반해 땅은 마치 흐르는 빛을 찍은 듯 신비하다.

경기장인 사막은 말이 질주할 때마다 뽀얗게 일으키는 먼지가 풀썩여 피아를 구별하기조차 힘든 가운데 골인지점인 그물망에 다달아 싸움은 더욱 격렬해진다.

적이든 아군이든 먼저 그물망에 양을 올려놓는 순간 두 손을 하늘높이 번쩍 들어 환호하는 순간은 희열 그 자체다.

김종세 작가는 “청마의 해에 지나가는 길목에 목격한 콕파르 타르투를 카메라에 담은 것은 어쩌면 행운이다”며 “다음 해 전시회는 세계를 돌며 다락 논을 촬영해 현지인들의 끈질긴 삶을 쫓아가 볼 참이다”고 말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