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와 인적 구조 고령화로 적자 점포가 속출하고 있는 은행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대규모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희망퇴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9월말 현재 2만1천399명으로 우리은행(1만5천366명), 신한은행(1만4천570명) 등 규모가 비슷한 다른 은행에 견줘 압도적으로 많다.
KB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가 선결 조건”이라며 “인적 구조를 고려할 때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나, 아직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이 성사될 경우 규모는 종전과 비슷하게 최소 2천명, 많게는 3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예년 수준인 400명 가량을 희망퇴직·임금피크제 대상으로 분류, 내년 초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와 관련해 조직 슬림화 필요성도 있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여건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앞둔 외환은행은 이달 말 59명을 특별퇴직으로 내보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강제 퇴출 대신 하나은행과 합쳐 매년 600명씩 자연 퇴직으로 내보내고 채용을 100~200명으로 축소해 유휴 인력을 줄여가겠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9년 157명을 명예퇴직으로 내보냈으며, 합병 후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함께 추가로 명예퇴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은행은 2011년 230명, 2012년 150명, 지난해 16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고 올해 말 노사 합의를 거쳐 추가로 희망퇴직을 받을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내년 초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나, 규모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퇴출 프로그램 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노사 갈등도 우려된다.
/백미혜기자 qoralg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