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주민 “더 이상 못참아”

2015.04.05 20:40:35 18면

美 사격장 잇단 도비탄 사고
안전대책 마련 촉구 항의집회
600여명 참여…노인 대다수

“언제 포탄이 날아올지 몰라 하늘만 쳐다보고 산다.”

3일 오후 1시쯤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원회 회원들과 마을 주민들은 미8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입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 같이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사격장 너머 마을인 영북면에서만 세 차례 도비탄 사고가 나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데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정종근 포천시의회 의장은 “반세기 이상 국가 안보라는 미명 하에 많은 고통을 참고 살아왔지만, 안전에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정부의 특별 조치가 있을 때까지 특별 위원회를 운영하며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충식 대책위원장은 “포천 시민도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사격장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다면 사격장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비탄 사고 위험 등 사격장 인근 마을에 대한 안전대책 강구 ▲야간사격 중지 ▲도비탄 사고 및 소음, 분진 피해 보상 ▲대책 마련 때까지 사격 중단 등을 요구했다.

장동명 영북면 이장협의회장은 “국가안보 때문에 사격장을 없앨 수 없다면, 마을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면서 “아울러 지난 60여년 간 피해를 보며 참고 살아온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사격장 인근 마을 주민 600여 명이 참여했다.

대부분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로, 일부 주민은 미군 사격장 소음으로 인한 가축 유산에 항의하는 표시로 송아지 2마리를 데려오기도 했다.

창수면 이장 협의회 김민건 부위원장 등 대책위 관계자 3명이 삭발하고, 미사일 모양의 볏짚 단을 태우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도비탄 사고에 대해서는 현재 신속한 피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군에서 노력하고 있고, 소음이나 분진 문제에 대해서는 민군 합동 조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천=백미혜기자 qoralgp96@
백미혜 기자 qoralgp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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