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맡은 학회사무국 취업시킨후

업무실수 핑계 2년간 잔혹한 학대

얼굴에 캡사이신 3배 액체 분사

6주상해 폭행·급여 일부 갈취도



가혹행위 가담 제자 등 3명 구속

맘에 들지 않는다며 동료 직원들과 수년간 자신이 취업시킨 제자를 상대로 가혹행위를 저질러 온 경기도 소재 한 대학교에 근무하는 교수가 구속됐다.

성남중원경찰서는 14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학회 사무국에 제자 전모(29)씨를 취업시킨 뒤 업무실수 등을 핑계로 둔기를 이용, 수시로 폭행하거나 ‘인분’을 먹이는 등 2년 넘게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폭처법 위반 등)로 K대학교 장모(52) 교수를 구속했다.

또 장 교수와 함께 전씨를 상대로 가혹행위를 한 제자 A모(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으며 B(26·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최근까지 전씨의 감금하고 둔기 등을 사용해 지속적으로 때려 전치 6주 상해를 입힌 힌 혐의다.

이 때문에 전씨가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면서 때릴 부위가 없게 되자 캡사이신보다 200~300%이상 독한 겨자농축액으로 만든 ‘호신용 스프레이’로 전씨의 손과 발을 묶고 손걸레로 재갈을 물린 후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워 그 안으로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등 40회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전씨에게 ‘인분을 먹고, 다시 태어나라’며, 페트병에 자신들의 소변과 대변을 받아 총 16회에 걸쳐 마시게 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장 교수는 SNS메신저에 단체 대회방을 만들어 A씨 등에게 이를 지시했으며 유명 인터넷 사설 방송 상에 개인방송을 개설해 전씨가 인분을 먹는 모습 등을 확인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장 교수는 전씨 가족이 이를 알 경우를 우려해 전씨에게 총 23회에 걸쳐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1억1천만원의 지급각서 작성, 공증토록 한 후 월급의 일부를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씨가 교육부 산하 기관이 지원하는 학술지 지원사업에 허위 견적서를 제출, 3천300만원의 정부 출연금을 편취하고(사기), 법인 자금 1억여원을 횡령한(업무상횡령) 정황도 포착해 수사중이다.

전씨가 입원치료 중 상담을 맡았던 사회복지사는 “지난 1월 중순 상담시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해 하고 있었으며 무기력한 상황이었다”며 “당시에는 스스로가 잘못해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잘못됐다는 걸 알게되면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성남=노권영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