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집무실 농성까지 불사하며 막장으로 치닫는 롯데가(家)의 후계 다툼에 상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개점 1주년을 한달여 앞둔 롯데백화점 수원점 업주들은 흉흉한 분위기에 매출타격을 우려하며 노심초사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있는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자신이 관리하겠다고 롯데그룹 측에 통보한 뒤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 7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신동주 롯데그룹 회장 측은 기존 신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 인력들을 철수하지 않으며 신 전회장 측과 대치중이다.
재벌가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 시간이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자 백화점 입점업주들의 불안감은 더해갔다.
고객은 안중에도 없고 후계경쟁에만 혈안이 된 기업 이미지로 매출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코리아그랜드세일,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행사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올 초보다 40~50% 가량 늘어 내수진작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는 마당에 그룹 내 경영권 다툼은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다음달 개점 1주년이 되도록 계속되는 적자운영도 언제 다시 흑자로 돌아설지 이젠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SPA 브랜드 업주 B씨는 “최근 롯데 재벌가 형제의 막장드라마에 지친 탓인지 SNS 마케팅에 응하는 고객들의 수도 전달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고객과 입점업주를 적으로 돌리는 형제간 싸움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백화점 측은 그룹 내부사정이 전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관계자는 “그룹 임원진 사이에서 이뤄지는 일은 백화점 지점에서 따로 언급할만한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최근 대규모 할인행사로 지펴진 소비경기의 불씨를 살려 내달 개점 1주년 행사에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