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폭발음 후 뿌옇게 변해… 뒤돌아서 뛰쳐나와”

2016.06.01 21:36:38 19면

붕괴사고 생존한 근로자·목격자들 심각한 상황 전해
주민 “아침에 쾅 소리후 집안 흔들려 지진난 줄 알아”

1일 발생한 남양주시 진접선 공사현장 붕괴사고에서 생존한 근로자들과 목격자들이 전하는 폭발 당시 충격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사고 직후 남양주 한양병원으로 옮겨진 근로자 전모(44)씨는 “사고 지점에서 조금 떨어진 사무소 쪽에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나면서 앞으로 세게 확 넘어졌다”며 “이후 기억이 나지 않고, 눈을 떠 깨어보니 병원이었다. 목과 허리 등 전신에 통증이 있다”고 폭발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서 있던 사람들이 넘어지고 그나마 부상이 덜한 근로자는 긴급히 현장을 탈출하는 등의 과정에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또 다른 근로자 김모(46)씨는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리더니 앞이 확 뿌옇게 변했다. 강한 폭풍을 느꼈는데, 나 말고 주변 사람들이 다 넘어졌다”면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이 일단 뒤돌아서 황급히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이 병원에는 현재 화상이 심각한 중상자 심모(51)씨도 치료를 받고 있다.

심씨는 얼굴과 팔 등이 모두 잿빛으로 그을리고 머리카락까지 불에 탔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진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연기를 많이 흡입하면 폐에 물이 찰 수 있고 전신 화상을 입으면 쇼크가 올 수 있어서 아주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주민들도 이날 이른 아침, 한차례 큰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현장에서 약 1㎞ 떨어진 아파트에서 사는 박모(62·여)씨는 “아침 7시 30분쯤 화장실에 앉아 있었는데 ‘쾅’ 하는 소리가 나고 집안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면서 “너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현장 인근 텃밭에서 밭을 돌보던 정모(55·여)씨도 “갑자기 쾅하는 폭발음이 한번 났다”며 “평소에도 공사현장에서 폭발음 비슷한 소리가 나긴 했는데 이번에는 소리가 훨씬 컸고, 돌 같은 것이 굴러 내려오는 소리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고가 발생한 주곡 2교 인근에는 소방, 경찰 등 구조인력 50여 명과 취재진, 공사현장 관계자 등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소방당국은 현재 가스폭발로 인한 붕괴사고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양규원·박국원기자 pkw09@
박국원 기자 pkw09@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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