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천둥

2017.02.06 19:56:04 16면

 

천둥

/이상인


어떤 이는

방울토마토만 한 것을 가지고 있고

다른 이는 수박 크기만 한 것을

가지고 있고

또 좁쌀 한두 개 정도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드물게는 바위같이 큰 것을 숨겨둔 이도 있다.

겨자씨만 한 것을

호수 크기로 키우기도 하고

산보다 큰 것을 자갈 크기로 줄이기도 한다는데

도대체 그대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는

얼마나 멀고 깊은 울음을 보여줄 수 있을 건지.



- 이상인 시집 ‘툭 건드려주었다’


 

 

 

그대는 천둥을 방울토마토만 한 크기로 들을 수 있다. 수박이나 혹은 좁쌀 크기로 볼 수 있다. 겨자씨를 호수로 키울 수 있다. 산보다 크거나 자갈보다 작거나 그대가 가지고 있는 그것을 마음이라 하면 안 되나. 진실에 대한 어떤 신념이나 사랑이라고 하면 안 되나. 그러니까 그대는 사랑을 방울토마토나 수박이나 호수보다 산보다 크게, 멀고 깊은 울음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겨자씨만한 사랑을 키우고 있나, 아픈 그대가 아픈 그대에게 눈물 속에 잠긴 단단한 신념을 보여줄 수 있는 건지 묻는 것이다. 툭 건드려 보는 것이다.

/김명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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