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초막골 맹꽁이

2017.03.05 19:42:01 인천 1면

 

절기상으로는 경칩이 왔지만, 아직은 바람이 매섭다. 인간은 계절과 상관없이 허겁지겁 인생을 살아가지만 많은 생물은 이 고요한 계절에 휴식을 취한다.

‘쟁기발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맹꽁이 역시 마찬가지다. 맹꽁이는 매우 독특한 양서류로, 연중 땅속에 서식한다. 그러다 해가 지면 땅 위로 올라와 포식 활동을 한다. 6월경에는 물가에 모여 산란하고, 산란은 보통 해가 완전히 진 밤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낮에도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곤 한다. 그러나 맹꽁이는 주로 밤에 활동하며, 겨울이 오면 땅속에서 긴 겨울잠을 잔다. 그래서 맹꽁이의 존재를 눈으로 보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특유의 울음소리 덕분에 맹꽁이의 존재를 손쉽게 파악할 수는 있었다. 지금이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될 정도로 개체 수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여름철 밤이 되면 하천 등지에서 한 마리가 ‘맹’하고 울면 옆에 있던 맹꽁이가 더 크게 ‘꽁’ 하고 우는 맹꽁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맹’ ‘꽁’ ‘맹’ ‘꽁’하는 식으로 돌림노래를 하는 독특한 울음소리 덕분에 ‘맹꽁이’라는 친근한 이름을 갖게 된 이 양서류의 울음소리가 가끔 그립게 느껴진다.

작년 7월 개장하여 군포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초막골생태공원의 트레이드 마크는 이 맹꽁이다. 비지터센터앞 잔디밭에 있는 맹꽁이 조형물을 보고 ‘엄마 여기 개구리 있어!’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이건 개구리가 아니야 맹꽁이야. 맹꽁 맹꽁 하고 울지.’라고 말하는 젊은 아빠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맹꽁, 맹꽁’하며 까르르 웃는 아이가 귀엽기도 하고, 맹꽁이가 살아있는 하천을 물려주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직은 이 차가운 땅 아래 맹꽁이들이 잠들어있다. 그 맹꽁이들이 내년 여름에, 그리고 내후년 여름에도 맘껏 울 수 있도록 우리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