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모데미풀

2017.04.25 20:31:19 16면

 

모데미풀

                                            /문효치



하늘이 외로운 날엔

풀도 눈을 뜬다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있는

하늘의 손을 잡고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아도



하늘은 눈물을 그치며

웃음 짓는다



외로움보다 독한 병은 없어도

외로움보다 다스리기 쉬운 병도 없다



사랑의 눈으로 보고 있는

풀은 풀이 아니다 땅의 눈이다


 

풀의 재발견이라기보다는 풀이 재인식이 맞을 것이다. 시에서 하늘이 외롭다는 것은 인간과의 소통이 끊긴 날이고 하늘이 더러운 세상을 버린 날일 것이다. 세상이 순리로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는 날에 하늘은 외로워질 것이다. 이 순간 풀은 직시의 눈을 뜬다. 세상에 질타를 보내는 눈을 뜬다. 하늘과 소통하여 비로소 하늘은 외로움을 그친다. 여기서 모데미풀은 무엇인가. 하늘과 지상을 매개하여 천지의 운행을 순리대로 이끄는 촉매자다. 사랑의 눈을 가진 민초며 우리민족혼의 부활이다. 땅의 눈으로 지상과 하늘까지 어우르게 하는 파수하는 끈질긴 힘이다. 하늘의 외로움을 거두어 들여 하늘과 땅의 대화합으로 이끌어 간다. 풀이 서정의 근원으로 우리 가슴에 물결치며 생명을 노래하므로 이 한편의 시가 시인이 가진 큰 역량을 잘 보여준다.

/김왕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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