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안보태세 확립의 당위성

2017.05.02 19:37:14 인천 1면

 

죽음을 눈앞에 둔 암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자 가족들이 그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 때 환자의 아들은 평소 매일 총기를 손질하며 ‘이 총이 곧 조국의 상징’이라고 힘주어 말하던 아버지를 불현듯 떠올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뒤뜰에 있는 총기 창고로 달려갔는데, 그 곳에서 아버지는 지극히 평온하게 총기를 손질하고 있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아들에게 줄 유산으로 총기를 손질했다는 이 유명한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영구적인 중립국을 유지했던 스위스에서 있었던 실화인데, 스위스는 지금도 22만여 명의 예비군을 운용하면서 국방의 주력으로 예비군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이다.

스위스의 예비 전력 유지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의 전쟁 양상은 아무리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상비군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예비 전력이 부족하다면 결코 전쟁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러한 예비전력 유지의 핵심이 바로 예비군이다.

우리나라는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습격 미수사건을 계기로 예비전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같은 해 4월에 250여 만 명 규모의 향토 예비군을 창설하게 되었으며, 이후 5월에는 향토예비군 설치법이 공포 시행되었다. 세월이 흘러 지난 4월 7일 맞은 향토예비군의 날은 어느덧 49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향토 예비군은 1968년 울진 및 삼척지구 무장 공비 침투 사건, 1995년 부여 간첩 침투 사건, 이듬해인 1996년에는 강릉 무장 공비 침투 사건 등과 같이 굵직굵직한 북한의 무력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올려 왔으며, 병무청에서도 이러한 예비군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완벽한 병력동원 태세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특히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천병무지청에서는 백령도, 연평도 등 전략적 요충지인 서해 5도 지역을 관할 지역으로 두고 있어 언제든지 불시에 예비군이 동원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병무행정을 철저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첫째, 전시에 집행하게 될 병력, 수송, 급식 등에 대한 전시 계획을 적기에 수립하고, 총동원(부분 동원) 매뉴얼 등을 상시 현행화 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완벽한 병력동원태세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둘째,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안전 수송체계 구축을 위하여 예기치 못한 사고발생을 대비한 심폐소생술(CPR)훈련 등을 강화해 병력동원 입영 확인관의 위기대응 역량을 제고함으로써 예비군을 소집부대까지 안전하게 수송하고 있다.

셋째, 현재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에는 전시에 병력동원 업무를 수행하게 될 많은 직원들이 임명되어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전시임무교육, 동원훈련 입영현장 체험 등을 실시함으로써 유사 시 원활한 병력동원이 이루어지도록 협조하고 있다.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출전(出典): 사마법(司馬法)>’라는 말이 있다. 이는 현재 천하가 비록 태평하다고 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뜻으로 평상 시에 정확한 병역자원 관리와 함께 완벽한 병력동원 태세를 확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 하겠다.

최근 북한의 핵 실험 시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증대되고 있고, 여기에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전쟁의 아픔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대다수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안보태세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튼튼하고 굳건한 국방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생업과 학업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동원훈련 현장으로 달려가는 대한민국 예비군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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