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가득쌓인 집안 갇혀 탈진 70대 노인 40분만에 구조

2017.09.04 20:40:51 19면

출동한 119 현장 진입 애로
고물 걷어가며 겨우 통로 확보
저장강박증 아들 설득 치우기로

고물 등 잡동사니로 가득 찬 집 안에서 탈진한 채 쓰러져 있던 70대 여성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4일 송탄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 6분쯤 평택시 서정동사무소로부터 관내 한 빌라에 거주하는 노인의 신변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 및 시청 관계자와 함께 해당 빌라로 출동한 119구조대는 천장까지 가득 쌓인 고물에 현장 진입을 하지 못한 채 현관문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구조대는 고물을 하나씩 걷어낸 뒤 진입에 성공했고, 고물 더미에 둘러싸인 채 바닥에 누워있던 A(79·여) 씨를 발견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고물이 워낙 많아 진입로를 확보하고, 안으로 들어가 들것으로 A씨를 구조하기까지 40분 넘게 소요됐다”며 “당시 요구조자는 끼니를 거른 듯했고, 열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신 쇠약 증세를 보이던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건강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A씨와 함께 사는 아들 B(58)씨는 오래 전부터 고물을 주워 집 안에 쌓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40㎡ 남짓한 집 안 전체는 고물로 가득 찼고, B씨는 넘치는 고물을 빌라 앞에 쌓아놓기도 해 동네 주민들의 민원 대상이 되기도 했다.

동사무소는 5년 전부터 고물을 줍기 시작했다는 B씨 증언에 따라 그가 어떤 물건이든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 두는 저장강박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7월 민원 접수 당시에도 고물이 집 안 가득 쌓여 있었으나, 고물도 B씨의 재산으로 볼 수 있어서 함부로 치울 수 없었다”며 “다행히 B씨는 이달 중순까지 귀중품을 정리하고, 동사무소 직원과 함께 고물을 조금씩 치우는 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평택=오원석기자 ows@
오원석 기자 ow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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