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비중 줄여 가계빚 잡자’에 업계 발칵

2017.09.10 20:19:16 3면

건설사 “자금 부담 커져… 경영난 가중” 우
수요자 “추가 대출 부담 없어 숨통 트여” 반색

정부, 60%→40% 인하 추진

정부가 아파트 중도금을 60%에서 40%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계 및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건설사들 입장에선 계약금과 중도금 등 집값의 70% 정도를 미리 받아 그동안 건설비용을 써온 만큼 앞으로 자금부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는 반면, 실수요자들은 추가 대출 등의 부담이 없어 숨통이 어느정도 트인 것이라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한도가 줄어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가계 대출의 한 축인 아파트 집단 대출 증가세를 막고자 아파트 분양 대금의 60%를 차지하는 중도금 비중을 4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건설사들은 아파트 당첨자들에게 집값의 10%를 계약금으로, 60%를 중도금으로, 나머지 30%는 잔금으로 받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장 비중이 큰 중도금은 은행으로부터 집단대출 형태로 대출을 받는데, 2015년 2분기 100조원에서 지난 2분기 137조원으로 2년 새 37조원이나 불어나 가계대출 폭증의 주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분양 아파트 중도금 비중이 60%에서 40%로 낮아지면 가계 대출이 줄어들지만, 아파트 당첨자들이 집값의 50%를 잔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중도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지난 7월 서울 구로구에서 분양한 ‘구로 항동지구 중흥 S-클래스’ 계약자들 중 중도금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해 중도금 비중을 종전 60%에서 40%로 낮춰주고 잔금을 종전 30%에서 5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중도금 비율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건설 비용 자체 조달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내 A건설업체 관계자는 “중도금 비중이 40%로 줄어들면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공사 비용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데,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 건설사들은 경영난이 가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실수요자들 중에는 추가 대출 등의 부담이 없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전가시킨 아파트 건설 대금 부담을 건설사나 시행사가 부담하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양 B부동산업체 S 대표는 “계약자 돈을 미리 받아 아파트를 지은 공사 주체들은 현재까지 큰 부담을 지지 않았다”며 “중도금을 많이 내는 것은 물건이 다 만들어지기 전에 값을 대부분 치르는 것과 다름없는 만큼 이런 고질적 문제를 개선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장선기자 kjs76@
김장선 기자 kjs7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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