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군산에서

2017.09.11 19:59:54 16면

 

군산한일교회는 권의구 목사가 시무하는 아름다운 교회이다. 권 목사는 두레장학생 출신으로 인격과 실력을 골고루 갖춘 목사이다. 나는 좋은 목사를 만나게 되면 마음이 훈훈하다. 좋은 목사들을 만나게 되면 한국교회가 이러니저러니 하여도 장래가 밝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지난 4일 권 목사 부부와 함께 고창에 있는 한 포도밭을 방문하였다. 도덕현 유기농 포도원은 탄소순환농법으로 순전히 퇴비로만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농장이다. 이 농장에서 포도나무 한 그루에 4천 송이가 주렁주렁 열린 광경을 보고 감탄하였다.

이 포도나무는 12년이 된 나무로 300평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농장을 찬찬히 둘러보고 농부 도덕현씨가 포도 농사에 남다르게 성공하는 비결이 흙 가꾸기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흙 가꾸기의 비결은 완숙된 퇴비를 만드는 데 있었다. 포도밭 한켠에 쌓인 퇴비장에서는 향긋한 냄새가 나는 퇴비가 쌓여 있었다.

퇴비더미를 삽으로 파보니 속에서 흰색 덩어리들이 향긋한 냄새를 뿜고 있었다. 자고로 최고의 농사꾼은 퇴비를 제대로 만들어 그 퇴비로 흙을 먼저 가꾸는 농사꾼이다. 포도나무 한그루에 4천 송이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게 하는 농사꾼 도덕현의 비결이 퇴비 가꾸기에 정성을 다하는 데 있음을 알고 경의를 표하였다.

군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만금에 들렀다. 새만금은 무려 34㎞에 이르는 방조제를 막아 천만평에 가까운 땅을 일군 대역사의 현장이다. 새만금 공사는 1991년에 시작되었는데 같은 해에 중국 상해 푸동지역 간척지 공사도 시작되었었다. 마음 아픈 것은 그동안 푸동지역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동양의 맨하탄이라 할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는데, 한국의 새만금 간척지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일이다. 왜 우리는 일 솜씨가 이렇게 뒤처져 가고 있을까.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이 중국 경제권의 한 변두리로 낙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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