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목숨건 벌초?

2017.09.18 19:32:21 16면

사람들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말벌들은 자기들 끼리 특별한 의사소통을 한다. 외부에서 벌집을 건드리면 선발대가 나가 상황을 살핀 후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공격페르몬’을 내뿜어 동료들에게 알리는게 그것이다. 신호를 받으면 그야말로 ‘떼'로 출격해 독침으로 공격과 방어에 나선다.

독침에서 나오는 말벌의 강한 독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독에 있는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마비물질 때문이다. 하지만 말벌 독이 더욱 무서운 것은 독성 자체보다 독성분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도 한다. 독에 쏘이면 ‘과민충격’이 일어나면서 온몸이 퉁퉁 붓고 기도가 막혀 죽음에 이르러서다.

말벌의 독침은 다른 벌과 마찬가지로 원래 알을 낳는 산란관이었다. 이런 산란관이 생존의 법칙에 따라 독침으로 진화한 것이다. 한번 침을 쏘고 죽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주사바늘처럼 찔렀다 뺐다를 반복할 수 있다.

말벌이 사람머리를 집중 공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예부터 벌집을 공격할만한 동물은 곰 등 대형 포유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집을 방어하기 위해 독침을 갖게 진화했고, 포식자인 곰의 검은 털과 형태가 비슷한 사람머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말벌의 집은 특히 산소 주변에 많다. 이런 벌집을 실수로 건드리거나 지나갈 때 진동이 전달되면 흥분한 벌들이 나와 공격한다. 그러나 이때는 서너 마리가 나와 겁만 주는 형태의 공격이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 조용히 물러나는 게 상책이다. 그리고 말벌 떼를 만났을 땐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말고 일단 머리를 감싸고 20m 이상 달려서 그곳을 벗어나야 공격을 피할수 있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벌집을 건드리면 낭패 보기십상이다. 벌초나 성묘 중 말벌에 쏘여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연유가 많다.

추석을 앞둔 벌초 시즌인 요즘 ‘말벌’ 주의보가 내려졌다. 연례행사처럼 전국에서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벌쏘임 사망자의 59%가 벌초 작업 중 발생 한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이 최상 책이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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