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우리를 만든다

2017.10.25 18:48:20 인천 1면

 

우리가 학교에서 다루는 과목들은 대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서의 전달을 책임지는 국어, 일상 속의 규칙과 정밀함을 책임지는 수학, 보이지 않는 체계들을 책임지는 사회, 수많은 현상들의 해답을 책임지는 과학, 그리고 ‘역사’.

사실 역사는 대개 암기과목이라는 범주로 치부되곤 한다. 복잡한 계산이나 원리가 숨어 있지 않고 그저 이미 밝혀진 사실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목은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책임져 버리고 있다.

우리는 대체 왜 역사를 공부할까? 대개 역사가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분노, 회한, 연민 등이다. 자기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격렬한 정서가 생겨나는 것은 우리 민족이라는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역사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역사를 모른다면 우리와 우리 이후의 세대들은 동북공정에 대한 분노와 일제 강점기를 통한 회한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조차 느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왜?”와 “어떻게?”를 아는 것이다. 그러한 격렬한 감정을 야기하는 일이 있다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사건이 도대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또 그러한 사건이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이때문에 역사를 알아갈 때의 마음가짐부터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대로 이어받고 인지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대체 왜 역사를 공부할까에 대한 해답은 그저 진정한 ‘한국인’이 되어가는 과정 중 중요한 일부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역사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알면 좋은 것이 아닌,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 역사를 만들지만, 우리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옛 역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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