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부녀회장은 봉인가!

2017.11.06 19:25:01 인천 1면

 

우리나라 기초행정의 말단은 각 행정부락의 마을이다. 마을의 조직으로는 이장과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부녀회장)의 3개 조직이 있다. 이장은 마을의 수장으로서 읍면장과 긴밀한 연락으로 지원행정을 돕고 있으며, 마을 전반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다. 정부에서는 매월 일정한 금액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준공무원의 신분을 부여하고 있다.

노인 회장은 마을의 경로당을 운영하면서, 노인들의 복지와 건강 그리고 주민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경로당의 관리와 운영에 따른 국가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으며, 역시 일정한 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부녀회장은 마을의 안살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가정에서 주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에서 노력봉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을의 행사에는 효도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봉사란 ‘국가사회와 남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봉사는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무보수 노동력의 제공을 의미한다. 그러나 마을을 벗어난 부녀회장(지도자)의 역할과 봉사활동은 그 성격과 차원이 다르다. 공공기관의 각종행사와 집회에서 인력동원의 대상이 되고, 사전준비와 사후처리의 노역을 맡고 있는 일당의 무보수 근로자들이다.

또한 부녀회장들은 집회나 축제의 소집대상은 물론이고, 마을의 폐자원 모으기, 쓰레기 분리수거, 효도행사에 따른 음식준비와 서비스, 농협의 판매사업 협조, 마을부녀회 운영관리, 거리 홍보활동의 캠페인 참여, 읍·면과 시·군 단위의 행사참여, 불우이웃돕기, 자신들의 월례회에 이르기까지 음지에서 일하고 있다. 없는 살림에 시간을 쪼개어 무보수의 활동을 하고 있는 애국자들이라 생각된다. 모두가 행정기관의 요구사항으로 이루어지는 인력동원이다.

그러면서 부녀회장과 지도자는 일정한 수당이 없다. 정부는 이장이나 노인회장과 같은 국가의 공조직의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수당을 지불할 수 없다고 한다. 같은 일을 하면서 수당이 없다니! 그럼 비정규직인가? 이것은 행정의 모순이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불평등한 정책으로서 이것도 적폐의 대상이다.

요즘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인권과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시하며 그 대가를 강조하고 있는가? 시간외 수당도 철저하게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는 임금인상의 파업까지 하고 있지 않는가! 따라서 근로자들의 시급은 7천530원으로 인상되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노력과 경쟁을 통해서 자유와 평등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국가이며, OECD국가에 속하는 세계 10대의 경제대국이다. 정부에서는 기업과 회사의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고, 마을의 지도자와 부녀회장들에 대한 노동력의 가치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봉(棒)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각 시·도나 시장·군수 산하에 100여 개가 되는 각종위원회는 무보수로 일을 시키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각종 이익·사회단체들은 정부로부터 행사비까지 지원받고 있다. 기왕에 나눠 먹기식의 분배 복지정책을 펼쳤으면, 지도자와 부녀회장들한테도 수당을 주어야 마땅하다. 정부에서는 멀쩡한 청년들에겐 청년수당을, 노인들한테는 노령수당을, 돈 맛도 모르는 유아들한테까지 수당을 지급하려고 한다. 따라서 필자는 전국의 부녀회장과 지도자에게도 매월 일정한 금액의 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으려면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장들의 동원을 억제하고, 알바생과 인력시장의 노동력을 활용하면 일자리는 더 늘어날 것이다. 아니면 부녀회장과 지도자의 조직과 제도를 완전히 폐지시키고, 국가의 공조직만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정부는 전체 국민들의 보편적인 복지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장의 조직과 운영도, 공조직으로 법제화 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 따라서 책임과 의무감을 확실하게 부여하고, 떳떳한 수당을 지급하면서 일을 당당하게 시킬 때에, 조직은 더욱 활성화가 되고 지도자와 부녀회장들은 신바람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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