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위험한 관성

2017.11.06 19:33:59 16면

 

위험한 관성

                                                 /이희섭


익숙한 길로만 가게 된다

낯익은 간판을 끼고 돌아가면

길이 늘 끌어당기지

가는 길의 끝이 어디인지 알아차렸을 땐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것

발길을 돌려보지만 길이 휘청거린다

잠시 멈춰서 세상을 바라보려 해도

중심이 자꾸 앞으로 나아간다

속도 안에서 내면의 목격자가 되어간다

되돌아가면 누군가 뒤에서

위태로운 경적 소리를 낼지도 몰라

수평감각을 잃고 엎질러진 길 위에서

지나가다와 지나치다의 의미를 되새긴다

가려던 길이 오버랩되며 포개진다

지나온 궤적들이 드러눕는다

경적 소리를 내며 차량들이 그 길 위를

지나간다

지나친다

- 이희섭 시집 ‘초록방정식’


 

덜컥,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나만이 걸어야 할 나의 길인지 겁이 날 때가 있다. 한번밖에 갈 수 없는 길인데 혹 나의 길이 아닌 남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그저 관성에 따라 익숙하고 낯익은 방식대로만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목숨만큼 소중한 것들을 그저 지나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깜짝 놀라 멈추어 설 때가 있다. 잠시, 지나온 궤적들을 되돌아보기로 하자. /김명철 시인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