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권력에 맞선 '촌놈'들의 승리"

2004.04.18 00:00:00

화성 매향리 미공군 쿠니사격장의 폐쇄소식에 전만규(48) 주민피해대책위원장은 "지금껏 살면서 이런 행복감을 느낀 건 처음이다. 주민들도 꿈인가 생시인가 하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 위원장은 "국가안보라는 미명 아래 국민의 생존권을 유린한 한.미 당국에 '촌놈'들이 항거, 거대 권력을 굴복시켰다"며 "이번 결정은 무고한 주민들이 미군 조종사의 실험 대상이 되는 걸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을 당국이 늦게나마 갖게 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사격장이 없어진다고 해서 대책위가 해산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방부가 반환 시기로 밝힌 내년 8월 이전에 사격장을 조기 폐쇄하고 포탄의 납 성분 등으로 황폐화된 어장과 수목을 원상태로 되돌릴 것을 미군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폐쇄되는 사격장 자리에 주민들의 배상금을 모아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평화박물관을 세울 것"이라며 "대책위 활동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모내기를 마치는대로 6월중 마을 잔치를 계획중인 전 위원장은 "이제야 후손들이 고향 땅에서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암적인 존재를 제거하고 자유와 평화를 대물림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기쁜 날을 보지 못하고 먼저 가신 주민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염기환 기자 yg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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