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봉하마을로… 가신 노무현에 기대는 정치인들

2018.08.01 20:42:19 2면

이해찬·송영길·문희상 발길
한국당 김병준도 이례적 방문
‘노무현 정신’ 시대정신으로
정치·사회적 상징성 부각
“때만되면 그리워하지 말고
‘사람사는 세상’ 깊은 성찰을”

여야 정치인들이 앞다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앞다퉈 몰리면서 봉하마을이 한국 정치의 상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는 찾지 않다가 때만되면 몰려온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봉하마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성지(聖地)다.

선거 등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때는 물론이고 여권 인사들은 크고 작은 결단의 순간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정신’을 기렸다. 살아있는 정치인들이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형국이다.

노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은 전대 컷오프 통과 직후 첫 행보로 지난 28일 봉하마을을 찾았다.

전대주자인 송영길 의원도 1일 오후 부산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뒤 곧장 봉하마을에 들러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진표 의원도 다음주 봉하를 찾을 예정이다.

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31일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야 정치인들이 모두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정치가 되려나 봅니다”라고 했다.

바로 전날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봉하마을을 찾은 데 대한 평가였다.

과거에는 보수진영 정치인들도 봉하마을을 다녀가기는 했으나 방문하더라도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8월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고 다음 날 봉하마을을 찾았다. 그전까지 박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적은 없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소위 ‘촛불 혁명’ 이후 봉하마을이 갖는 정치·사회적 의미가 한층 달라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노무현 정신’이 진보·중도 지지층을 중심으로 시대정신화 되면서 보수진영에서도 봉하마을의 상징성을 다시 해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때만되면 그리워하는 노무현이 아니라 생전 그의 화두였던 ‘사람사는 세상’에 대해 정치인들이 깊은 성찰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현실 정치인들이 귀담아 들을 내용이다.

/최준석기자 jschoi@
최준석 기자 jscho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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