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애인

2018.11.26 20:01:00 16면

애인

                              /유수연

애인은 여당을 찍고 왔고 나는 야당을 찍었다

서로의 이해는 아귀가 맞지 않았으므로 나는 왼손으로 문을 열고 너는 오른손으로 문을 닫는다

손을 잡으면 옮겨오는 불편을 참으며 나는 등을 돌리고 자고 너는 벽을 보며 자기를 원했다

악몽을 꾸다 침대에서 깨어나면 나는 생각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애인을 바라보며 우리의 꿈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수많은 악몽 중 하나였지만 금방 잊혀졌다

벽마다 액자가 걸렸던 흔적들이 피부병처럼 번진다 벽마다 뽑지 않은 굽은 못들이 벽을 견디고 있다

더는 넘길 게 없는 달력을 바라보며 너는 평화, 말하고 나는 자유, 말한다

우리의 입에는 답이 없다 우리는 안과 밖

벽을 넘어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너를 견디고 너는 나를 견딘다

어둠과 한낮 속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티브이를 끄지 않았으므로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분명 우리는 사랑하는 애인 사이인데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다. 나는 왼손잡이고 그녀는 오른손잡이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좌파이고 그녀는 우파라고 명명해야 할지 모른다. 나는 등을 돌리고 자고 그녀는 벽을 보고 잔다. 그러므로 우리는 꿈은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는 명색이 서로를 사랑하는 애인이다. 벽이 못을 견디고, 그 못이 다시 벽을 견디듯이 나는 그녀를 견디고, 그녀는 나를 견딘다. 서로 다른 우리는 사랑하며 견디며 그 벽을 넘는다. 벽을 넘으면 다를 게 없어진다. 내가 그녀이고 그녀는 내가 된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 그녀는 나의, 나는 그녀의 간절한 애인이다. /김인육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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