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올해의 사자성어

2018.12.12 19:36:01 16면

유래없는 취업난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한해였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구직자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다사다망’(多事多忙·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이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성인남녀 2천971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 최근 라이프 트렌드와는 다르게 과중한 업무 속에서 한 해를 보낸 현대인의 고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른 나무나 불기없는 재와 같이 생기와 의욕이 없다는 뜻의 고목사회(枯木死灰)을 다음으로 꼽았다.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서 의욕마저 잃어가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표현한것이다. 스스로 제 갈길을 찾아가겠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과 많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전전반측(輾轉反側)도 선택을 받아 힘들고 어려운 한해였음을 보여줬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악화까지 겹친 자영업자들은 노이무공(勞而無功)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수고를 많이 했으나 아무 공(功)이 없다는 뜻이다. 한해동안 아무리 애를 썼어도 성과 없이 근심만 커져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 한듯 하다. 또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을 정도로 절박함을 표현한 각자도생(各自圖生), 많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한 해를 표현한 전전반측(輾轉反側)도 자영업자들이 선택한 사자성어였다.

이 밖에도 수중에 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는 뜻의 수무푼전(手無分錢),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함을 일컫는 분골쇄신(粉骨碎身) 등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모두가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서 의욕을 잃어가고 있는 구직자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형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직장인과 구직자들은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맘을 담은 마고소양(麻姑搔痒)을 무술년 사자성어로 꼽고 희망찬 한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실망이다. 한해를 보내며 2019 기해년((己亥年)은 희망과 결과가 같아지길 소원해 본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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