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20여년 만에 삼성 이름표를 떼고 ‘르노자동차’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삼성과 상표계약이 8월 4일에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료일까지 상표사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2년 간 유예기간에 돌입하게 된다.
이미 르노와 삼성전자·삼성물산은 지난 2000년 8월 5일자로 삼성그룹 상표 사용계약을 맺었다. 양측은 10년 단위로 계약을 해 왔으며, 르노삼성은 계약이 종료된 후 2년 간 유예기간을 뜻하는 ‘그레이스 피리어드(Grace Period)’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가 삼성의 상표를 사용하되 세전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에 제품 매출액의 약 0.8%를 지급해오고 있다. 또한 양측은 계약종료 1년 전인 지난 2009년 6월에 연장에 합의해 지금까지 이름을 사용해 오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가 르노삼성 지분 19.9%를 그대로 보유하고 ‘삼성’이라는 상호 및 상표도 유지한다는 내용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설립된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4조6천777억원, 영업이익이 2천11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6.5%, 40.4% 떨어졌다. 생산공장도 없이 차만 수입, 판매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5조4천378억원)보다도 매출이 적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르노삼성차는 수출 비중이 51%를 차지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XM3 수출물량 확보 전망은 흐릿해지고 있다. 르노 본사는 코로나19 충격에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현금 확보에 나서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오재우기자 asd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