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반도체산단 조성사업으로 혜택을 가져가는 만큼 오염물질도 용인시에서 처리해야 한다.”
22일 안성시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열린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산단 조성사업 공청회에서 안성시민들이 처리수 한천 방류계획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용인일반산업단지㈜가 2024년까지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에 1조7천904억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일 발생 오·폐수 61만여 ㎥ 중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수 37만여 ㎡를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한천으로 방류하는 내용이 사업 계획에 포함되자 안성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주민 대표 자격으로 패널 석에 앉은 유성재 안성시 고삼면 새마을어업계 회장은 “용인시는 수질오염 총량제 탓에 처리 수를 관내 방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환경부와 협의해 용인 내에 방류하는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주 고삼면 친환경학교급식 출하회장도 “친환경 농업을 한 지 30년 된 고삼면 지역에서는 140여 농가가 매년 30억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농사를 짓는 농가만 4천여 곳에 달하는 데 오염 물질을 감당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요구”라고 꼬집었다.
이에 사업 시행자인 SK건설은 “처리수의 경우 법적 수질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지만 반대 의견을 고려해 배출수 처리 과정에 TOC(총유기탄소) 수치를 완화하는 고도산화 처리공정과 다기능 저류조 공정 등을 추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처리수를 한천 상류가 아닌 10㎞짜리 관로를 매설해 한천 중류로 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사욱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관계자는 “관로를 매설해 처리수를 한천 중류로 방류하는 게 대안이 될 순 없다”며 “고삼저수지 수질에 영향은 적어질지 몰라도 한천에서 농업용수를 끌어쓰는 4천여 농민들에게는 여전히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여한 김보라 안성시장도 “관리 권한은 용인시가 가지고 있는데 불편한 수질오염 문제는 안성에 와서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례한 일”이라며 “애초 인허가 관리 권한이 있는 용인시에서 공장입지부터 오염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