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잃은 유가족 비자문제로 추방 위기… 당국은 몰라

2020.05.03 19:53:00 18면

‘이천 화재’ 카자흐스탄 디마·세르게이 형제 유가족
지자체 파견 공무원들 상황 파악도 못해 비판 자초

 

<속보>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38명 중 3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포함된 가운데 사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남겨진 유가족들이 비자 문제와 강제추방 등의 생각지도 않은 곤경에 처한 가운데(본보 5월1일자 인터넷판) 정부의 외국인 유가족 불편 해소 주문에도 지자체 등은 대책은 커녕 상황파악도 못한 상태여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와 외교부,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숨진 카자흐스탄 국적 디마·세르게이 형제의 시신을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이날 같은 장례식장에 안치했다.

그러나 외국인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디마·세르게이 형제의 시신이 한 장례식장에 안치된 이날까지도 유가족들은 비자 유효 등의 문제는 물론 자칫 강제추방 등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일 외교부 관계자가 이천 모가실내체육관에서 디마·세르게이 유가족들을 만나 비자와 국내체류 등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디마·세르게이 유가족은 이날 외교부 관계자에게 ‘F1(방문동거)비자 안된다’, ‘남편이 사망해 비자 문제로 근무도 못한다’, ‘아이들 3명 여권비자 5년째 지내고 남편 8년째 일하다 사망했다’ 등의 하소연 속에 문제 해결과 조속한 대책을 호소했고, 외교부 관계자는 이들 유가족에게 “법무부와 협의 통해 잘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경기도와 이천시는 이들 외국인 유가족들에 대한 대책은 커녕 현장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 등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당국의 사실상 무대책으로 곤경에 처한 유가족의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인 우려와 비판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이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혀 들은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수원출입외국인청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된 외국인 노동자 및 유가족에 대한 지침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며 말했고, 외교부는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설명했지만 3일 현재까지 공식화된 답변은 없는 상태다.

한편 이같은 외국인 유가족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은 물론 합동분향소를 찾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 손모(35·성남)씨는 “가족도 잃고, 나라에서도 추방 당한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안간다. 조속히 문제가 해결 되면 좋겠다”며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피해 확산을 못 막았으면 대책이라도 제대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도 자체적으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유관기관과의 협조요청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김현수·최재우기자 90virus@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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