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적고 위생 엉망 알고는 못먹을 배달 전문 음식들

2020.06.11 04:00:00 1면

재난지원금 특수 노리고 폐업 업체들 속속 재개업
먼지 쌓인 식기 등 위생시설 열악한 채 음식 조리
채소 등 재료 신선도도 떨어져… 소비자들만 골탕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외식·회식 문화가 점차 줄어들고 배달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배달음식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주변에서 목격되고 있다.

10일 A씨는 방송 등에 출연하고 프랜차이즈로 거듭난 H보쌈 체인점에서 4만원이 넘는 세트메뉴를 포장해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집에서 가족들과 포장음식을 개봉했을 때, 화를 참을 수 없었다. 2명이 먹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양부터, 시들고 상한 상추와 이곳저곳을 도려낸 마늘 등의 채소가 확연히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곧바로 해당 지점에 문의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적은 양이 아니다. 상한 상추를 보낸 적 없다”며 “무슨 근거로 의심을 하느냐”라는 말도 안되는 말이 돌아왔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인터넷 카페 등에 이 같은 내용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온 시기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시작됐다.

또 위생과 신선도 뿐만 아니라 일부 중소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소규모 배달음식점들이 눈에 띄게 양을 줄이는 등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위생상태가 엉망인 주방에서 음식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다가 코로나19 이전에 폐점한 일부 음식점들도 재난지원금 지급 소식에 단기간 개점하면서 특수 아닌 특수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배달음식 전문점을 차려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배달음식 전문점들은 매장이 없이 주방만 운영하는 형태로 전화나 배달앱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는데 주방 내부 위생상태를 소비자가 전혀 알 수 없다.

화성의 한 동네의 치킨집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지난해 문을 닫았다.

그러나 5월 말쯤 다시 문을 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지급된 시기였다. 곳곳에 먼지가 쌓인 식기부터 기름때를 제거한 행주 그대로 식탁 등을 닦는 모습까지 보였다.

냉동 상태도 확인할 수 없는 닭은 큰 그릇에 담겨 있었다.

시민 B(54·여)씨는 “오랜만에 개업한 가게에 치킨을 사러 들어갔다가, 위생이 불량해 그냥 나왔다”며 “업주들의 의식이 점점 퇴보하는 것 같다.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식보다 배달과 포장음식을 자주 먹게 되는데,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음식의 양과 질도 모자라 썩은 음식을 포장하고 배달하는 것에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화성의 음식점 업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이 나오면서 위생과 양 뿐만 아니라 가격을 인상하는 곳도 있다”며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손님을 받고 있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음식점의 위생과 관련된 것은 지속적인 점검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박건기자 90virus@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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